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rus Jul 12. 2016

일상으로의 초대

사소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만드는 생각.

언제부터였을까,

불과 하루, 이틀 전 나의 행적도 돌이켜보면 뿌연 연기에 휩싸인 것 같은 느낌 속에 살고 있다. 그저께 점심은 누구와 함께 했는지, 어제 이 시간에 나는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지난 주말 나는 무엇을 했는지.. 등등.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감퇴했다고 치부하기에는 아직 젊은 나이인데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 궁리해본 결과 어느 정도 답이 그려진다. 짐작컨대, 나 같은 경우 매번 같은 출근길, 비슷한 업무, 매일 보는 사람들과 같은 요소들로 인해 매일 비슷한 흐름과 상황에 직면한다. 그러다 보니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착각 아닌 착각 때문에 기억 속에서 원하는 순간을 뽑아내느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느낌이다.


 얼마 전 최인철 교수님의 강연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5분남짓의 길지 않은 동영상이었고 주장하는 내용 또한 누구나 한 번쯤 듣고 생각해봤을 내용이었다. 행복을 위해선 물질적인 것보다 경험에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너무나 내게 쉽게 다가왔고 공감되었다. 간략하게 풀어보자면 경험에 투자해서 얻는 이야깃거리가 물건에 투자해서 생기는 이야깃거리 보다 훨씬 더 많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 내가 그저께 주문한 나이키 운동화는 배송되기  전까지는 설렘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지금은 그저 내가 신고 있는 신발일 뿐이다. 이 신발 또한 닳고 닳게 되면 버려질 것이다. 하지만, 내가 5년 전 선, 후배들과 다녀왔던 내일로 여행은 아직도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고 그 1주일의 추억은 아마 죽기 전까지 떠들어도 닳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반복되는 일상을 지낸다. 어느 순간 이런 삶에 염증을 느껴본 적 있겠지만 피곤했던 하루를 생각하면 이런 느낌조차 고되고 사치스럽다고 여겨진다. 개인적으로는 꼭 매일매일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런 의도로 이 글을 쓰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특별한 매일을 위해 매번 창작의 고통?을 겪는 것도 우리에겐 그 얼마나 지치는 일이 되겠는가. 새로운 경험을 위해 당신의 생업을 버리고 해외여행을 떠나라고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인생에 있어 조금 더 색다른 맛을 볼 기회를 만들고 어떤 가치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쪽으로 향할 수 있는 궁리를 가끔은 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하루에 영어문장 5개 암기하기, 잠들기 전 10분 명상하기 등과 같은 규칙은 썩 좋아하지 않는다. 꾸준히 지켜나가는 게 무척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책에서 이런 작은 규칙들이 얼마나 큰 효과를 내는지 수백 번은 보고 느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보기 좋은 그림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기간과 횟수에 있어 제한을 두고 싶지 않다. 단지 나는 여러분이 맞이하는 일상에서 조금 더 경험적인 측면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옵션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사소한 일상에서 만드는

특별한 기억.

내가 아래 가볍게 제시하는 예를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어주길 바란다.


퇴근길에 장미꽃 한 송이 사서 로멘티스트처럼 걸어보기, 그 꽃 어머니께 선물하여 효자 돌보기, 비 오는 날 비 맞는 사람에게 자기 우산 선물하고 훈훈한 척해보기, 주말에 스마트폰 지도 어플 없이 입만 가지고 여행해보기, 연인끼리 둘 다 모르는 동네에서 느낌 가는대로 데이트해보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렇게 본인의 일상을 살되 작지만 조금은 새로운 장치를 달게 되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반짝이는 특별함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든 예는 어쩌면 조금 과장돼 보이고 의미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분면 두고두고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들에게 처음으로 카네이션 아닌 장미를 선물 받은 어머니, 우산이 없어 난처했던 행인, 모르는 동네에서 함께 걸었던 나의 연인같이 나와 함께한 사람들에게도 잊지 못할 순간을 마음에 담게 할 수 있다.

 정해진 규칙은 없다. 그리고 당신의 매 순간이 기회이다.  어떤 옵션을 추가하면 신선한 기억이 될 수 있을지 가끔은 궁리해보자. 당신을 위해 또 당신과 함께하는 사람을 위해 이야기보따리를 차곡차곡 채워 나가는 것도 인생에 있어 분명 뜻깊은 부분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쁜생각' 사용 설명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