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일상의 시작을 커피와 함께 시작했다. 시작을 알리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 기상-(운동)-아침 식사 그리고 커피. 잠들어 있던 머리도, 늘어졌던 마음도, 커피를 마시면 개운하고 상쾌해진 것 같아 좋았다. 어느 순간부터 여행 갈 때도 커피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지난 제주 여행에서도, 이번 제주 여행에서도 여지없이 커피로 시작했다.
아침 식사 후, 뒷정리할 동안, 나는 커피를 맡아서 커피 내릴 준비를 시작한다. 홈 카페가 시작된다. 포트에 물을 넣는다. 물 끓기를 기다릴 동안, 그라인더에 원두를 넣고 천천히 돌리기 시작한다. 손으로 그라인더 손잡이를 잡고 한 바퀴 두 바퀴 돌리면서, 속으로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운다. (손힘이 빠지면 어느덧 ‘빨리 되어라’라로 가득해집니다.ㅎㅎ)
보글보글 물이 끓어오르면, 한 김 식힌 후 커피를 내리기 시작한다. 원두향이 거실을 가득 채운다. 아침 시작을 알리는 향기다. 쪼르르, 쪼르르르, 쪼르르… 드립서버에 커피가 천천히 채워진다. 느리게 3번 정도 커피를 내리고 있으면, 세상이 잠깐 멈춘 것만 같았다. 마음이 고요해졌다.
‘맞아, 바로 이 느낌이야.’
잠깐이라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시간이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오로지 커피 내리는 데만 집중할 수 있다. 앞으로의 일정도, 해결해야 할 문제도, 미뤄둔 연락도, 사람도, 내 생각도, 엉뚱한 생각들도 모두 들지 않는다. 커피가 맛있어서, 활력을 위해 커피 마시는 것도 있지만, 그래서 커피타임을 가지는 거 아니었을까. 그저 짧은 시간에 습관처럼 하는 하나의 루틴인데, 오늘따라 마음이 꽉 찬 느낌이다. 오늘 하루도 시작이다.
일러스트레이터 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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