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음식

여행에서도 집밥 먹기

by Mihye

우리 가족은 여행 다닐 때면, 그 지역의 맛집이나 향토 음식을 찾으러 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다. 정확히는 내 취향이 더 반영된 거라고 할까? 2박 3일처럼 짧은 여행이야 그 자리에서 바로 검색한 후 찾아갔겠지만, 이번 여행은 일주일 여행이니, A4용지에 가고 싶은 맛집이나 향토 음식 리스트를 작성했다.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었다. 작성한 리스트 중 간 곳도 있었지만, 그때의 여행대부분은 여행지에서 즉흥적으로 간 곳이 많았다. 동선 때문에 가지 못했었고, 가족들의 즉흥적으로 먹고 싶은 메뉴로 선정해서 바꿨기도 했었다. 시간을 들여 만든 나름의 리스트가 아까웠고, 맛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었지만, 즉흥적으로 갔었기에 오히려 인상 깊게 남은 곳이 많았다. 맛이 별로라 음식값이 아까운 곳도 있기도 했지만, 맛보지 못했던 음식도 접할 수 있었기에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생각해 보면, 리스트대로 움직인다고 한들 맛이 보장된 것도 아니었다. 리스트 따라 움직이면 길가에서 시간을 흘려보내거나 허탕칠 일이야 없겠지만, 맛있는 집일지는 모르는 법이다. 블로그나 눈 홍보로 알려진 곳일 수 있고,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었다. 경험상, 기대하고 가면 별로인 곳이 많아서, 오히려 기대 없이 갔다가 맛있는 집을 발견했을 때가 더 만족스러웠었다.

150x300mm-메밀국수조배기자리물회-rgb-600p.jpg 이번 제주 여행 때 먹었던 음식들 중 기억에 남은 음식이다.

한라산아래첫마을에서는 제주메밀비비작면과 제주 메밀 조배기를 먹었습니다. 두 음식 모두 슴슴하고 고소한 맛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메밀비비작작면이 더 맛있었어요. 싱거운 듯 슴슴하지만 다양한 식감이 있어서 재밌고 갈수록 입맛이 더 돋워졌습니다. 메밀조배기는 메밀 때문인지, 까끌거리는 느낌이 강했지만 괜찮았습니다. 처음 먹었을 때는 고소했지만 제 입맛에는 쉽게 질렸어요. 그래도, 두 음식 모두 친숙한 메밀재료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공천포식당에서는 자리물회를 먹었는데요. 자리돔?을 처음 먹어 보았었는데, 작은 뼈가 씹히는 것처럼 '오독, 오도도독' 씹히는 맛이 인상 깊고 재밌었습니다. 많이 딱딱하지는 않았어요. 물회 양념도 맵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행할 때, 대체로 점심만 외식했었기에 아침과 저녁에 먹을 메뉴 선정에 더 공들였다. 아침과 저녁은 집에서 가져온 반찬이나 마트에서 산 재료로 간단한 요리 해서 먹었다. 귀찮아질 때면, 음식점에서 음식을 포장해서 해결하기도 했었는데, 집밥만이 주는 속 편함과 맛 때문에 하루 한 끼라도 집밥을 찾게 됐다. 물론 요리하는데 노동력이 피곤 누적이 배로 되기도 하지만, 식사한 후에는 더 든든하고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더 성실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요리 전, 시장 구경하는 일도, 우리 가족의 쏠쏠한 재미였던 터라 자연스레 집밥으로 이어진 것 같았다. 농수산물시장이나 재래시장, 하나로마트에 들러 시장 보는 일도 즐거움 중 하나였다. 지역구마다 특산물과 음식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제주 구좌 하나로마트에서는 당근이 수북이 있었고, 성산 하나로마트에는 대형마트처럼 좀 더 크고 간편한 조리식이 보였다. 특히, 회 종류, 수산물과 고기가 많았다. 지점마다 다르겠지만, 신기했던 건 하나로마트에서도 회 뜰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행 오면 제일 많이 차려먹는 음식이다. 간편한 라면, 그리고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소고기 뭇국, 김, 계란프라이, 멸치볶음, 진미채 등 :)


이번 제주 여행 때 만든 갈치조림 맛은, 갈치살이 실하지는 않지만 맛있었어요! 보조요리사로 내 손맛 좀 들어갔다고 그렇게 느낀 걸까요?ㅎ

작년 제주 여행에 이어서 이번에도 갈치조림이 집밥 메뉴다. 작년 제주 여행에서 먹었던 갈치조림이 집에서 먹던 조림보다 살이 더 통통하고 고소해서 맛있었기에, 이번에도 갈치조림을 저녁 메뉴로 선정했다.

서귀포 올레 시장에서 갈치 사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늦었었는지 의외로 갈치가 시장에서 잘 안보였다. 시장상인 말로는 요새 어디에서 갈치를 다 잡아간다 해서 요즘 우리도 갈치 보기 힘들다고 토로했었다. (2023년 4월 말 기준, 정확한 말은 기억 안 나지만 그런 뉘앙스였다. 가물가물하다...) 시장에서 사는 거니까, 대형마트에 비해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거로 생각했었는데, 가격대가 생각보다 높았다. 참, 그러고 보니 당시 제주 시장에서는 생선보다 채소류가 더 비싸서 인상 깊었었다.

‘일단, 맛있게 배불리 먹자!’
남아 있는 갈치 중, 비교적 싱싱한 갈치 하나를 잡아 갈치조림을 만들었다. 미리 준비해 온 양념으로 양념장을 만들고 보글보글 자작하게 조리고 있으니, 얼큰하고 달짝지근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급속도로 배고파졌다. 그러고 보니 갈칫국이 제주 향토 음식이던데, 아직 맛보지 못했었다. 어떤 맛일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일러스트레이터 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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