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먹감
950*310*190
물에 사는 메기가 하늘을 나는 나비와 만날 일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없을 듯싶다.
우선 사는 곳이 다르고 또 움직이는 시간이 다르니 말이다.
그래도 세상에는 기적이라는 것도 있고,
우연이라는 것도 있으니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심심산골 물 맑은 계곡가에 핀 나리꽃,
어디선가 날아온 귤빛부전나비 한 마리와 깊은산부전나비 세 마리.
햇볕은 따사롭고 바람 한 점 없던 그날 오후,
흐르는 계곡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자고 있던 메기가 번쩍 눈을 떴다.
그나저나 이들의 부질없는 사랑 타령을 늘어놓고 있기에는 햇살이 너무 좋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길랑 내일로 기약하고
오늘은 해바라기나 실컷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