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러닝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 Cap Sep 07. 2024

달리기는 장비빨

맨몸 운동이지만, 늘어나는 장비들에 대한 변명

오늘은 유난히 달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났어요. 발목 통증을 회복하고 나서 오랜만에 10km 이상을 뛰니 생각할 시간도 많았던 것 같아요. 떠오른 생각 중에 오늘 글쓰기는 달리기도 ‘장비빨’이라는 걸로 정했어요. 달리기를 계속하다 보니 점점 장비에 욕심이 나기 시작하고, 오늘도 처음으로 싱글렛을 입고 달려본 날이었거든요.

대부분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그냥 몸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하고 시작하죠. 그런데 달리면 달릴수록 더 잘 달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달릴 때에 이제는 초보가 아니라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서서히 들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장비에 욕심을 내기 시작해요. 제가 그랬거든요.


일단 러닝화부터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그냥 러닝화도 아닌 운동화를 신고 달리다가, 러닝화를 인터넷에서 삽니다. 그러다 내 발에 잘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발 사이즈에 잘 맞는 러닝화를 신으면 부상도 없고, 기록도 잘 나올 거라 생각해요. 그러면 일단은 매장에 가서 신발을 신어봐요. 그러다가 우연히 내 발의 사이즈를 정확하게 측정해 주고 신발도 추천해 주는 서비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유명한 곳이 플릿러너와 런너스클럽 두 군데가 있는데, 저는 플릿러너로 가서 발 사이즈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아식스의 슈퍼블라스트를 추천받아 바로 구매했어요. 나이키 러닝클럽 앱에서 확인해 보니 슈퍼블라스트를 신고 567km를 달렸네요! 제 첫 풀코스 마라톤 완주 신발이기도 해요.



그리고 최근에 처음으로 카본화, '나이키 베이퍼 플라이3'를 구매했어요. 올해 11월 JTBC 풀코스 마라톤에 참여하는데, 이번에는 Sub4 를 달성해보고 싶어서 카본화의 힘을 빌려보기로 했거든요. 이제는 인터넷에서 러닝화를 구매할 때는 사이즈를 2개를 시킨답니다. 그리고 2개를 다 신어보고 하나는 반품을 해요. 예전에는 하나 사보고 안 맞으면 사이즈를 교환했는데, 한 번에 2개를 시키니 비교도 편하고 시간도 단축되더라고요.

근데 또… 어제 올버즈 러닝화를 할인을 한다길래… 또 구매를 했습니다. 이번에 구매한 목적(핑계일지도...?)은 일상화와 러닝화를 겸용으로 신으려고 샀답니다. 다른 러닝화는 일상화로 신으면 금방 달기도 하고, 평소에 입는 옷에 매칭하기도 힘들거든요. 이런저런 핑계로… 또 구매를 했습니다.

러닝화에 이어서 옷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가끔 올라오는 것 중에 러닝 1일 차와 러닝 N 년차의 패션을 비교하는 영상이 있어요. 1일 차 러너는 검은색 반팔과 반바지 정도이지만, N 년차 러너는 형형색색의 형광색 옷과 러닝화, 모자와 선글라스를 장착하고 있죠. 모자부터, 상의, 하의, 신발까지 하나의 브랜드로 맞춰서 입고 있어요. 달리는 사람들은 형광색이 없으면 러닝이 안되냐는 것도 봤던 것 같아요.


저도 원래는 운동복은 관리하기 편한 블랙이나, 네이비 색상의 옷밖에 없었거든요. 근데 어느새 형광색이나 밝은 색의 옷들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이것도 핑계(?)를 대자면, 어두운 시간인 새벽이나, 야간에 달릴 때에 사람이나 자동차들이 잘 볼 수 있게 형광색을 입는 것이기도 해요. 사실 더 큰 이유는 다른 러너분들이 형광색을 입고 달리는 걸 보면 괜히 초보자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형광색 옷에 기웃거리기도 한답니다.

저도 달리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장비를 사고는 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놀라긴 한답니다. 특히 싱글렛이라는 러닝용 나시(?)가 브랜드별로 꽤나 비싼 것을 보고, 그 정도로 비쌀 것인가 싶기도 해요. cep라는 양말을 러너분들이 많이 신으시던데 그것도 1쌍에 4만원이 넘더라고요. 근데도 사람들이 많이들 신으니 한번 구매해 볼까 라는 생각도 슬쩍슬쩍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브랜드별로 세일을 할 때에 맞춰서 사기도 하는데, 최근에 세일을 한다는 광고가 많이 뜨더라고요. 광고에 혹해서 한 번씩 사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사실 카본화도 생각만 하고 있다가 나이키 앱에서 할인을 한다길래, 냅다 구매를 하게 되었답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꾸준히 달리다 보면 더 잘 달리고 싶은건 당연하고, 더 편하게 달리고 싶고, 더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 장비를 구매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달리기가 일상의 중심축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보통 풀코스 완주를 위해서는 최소 한 달에 200km 이상의 거리(마일리지)를 쌓아야 한다고들 하거든요. 간단히만 생각해도 최소 20일은 하루 10km 이상을 뛰어야 하는 거죠. 그러면 달리기 외에는 다른 곳에 돈을 쓸 시간도 없을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아직 형형색색의 컬러를 장착할 레벨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한 달에 200km를 달려본 것은 한두 번 정도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계속 뛰었다, 말았다를 반복하고 대회가 다가오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달리려고 하고 있죠. 저도 매월 200km를 꾸준히 달리기 시작하면 어느새 눈에 확 띄는 형광색의 옷들을 입고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2024년 8월 러닝 정산(런말정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