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뒷골목 풍경
(2023년 3월 중순~4월 중순)
[호]
1. 인기 맛집의 줄서기 문화
테마파크의 인기있는 놀이기구 앞에서만 아니라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나 줄서기 문화가 확립된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맛집 앞에는 길게 늘어선 줄을 쉽게 볼 수 있지만,
교토 시내 유명 상가뿐 아니라, 뒷골목의 이름없는(?) 식당 앞에서도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요즘 MZ세대들은 웨이팅(줄서기) 자체를 즐기거나 SNS를 통해 공유하며
놀이화 하기도 하지만, 업체로서는 웨이팅 그 자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듯싶다.
교토 시내를 다니다 점심을 먹으러 한 식당 앞에서 30여분을 기다려 입장했는데,
빈 좌석이 많이 있음에도 빨리 들여보내주지 않더라.
아무래도 식당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으면 사람들로 하며금 맛집으로 착각하고
또 줄을 서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누군가가 사람들이 평생 줄서는 시간을 나라별로 연구한 결과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아마 우리나라도 순위 안에 들지 않을지?
2. 오래 된 일본식(?) 가옥
교토의 뒷골목을 다니다보면 오래된 일본식(? 여기서는 모두 일본식이지만) 집을 쉽게 볼 수 있다.
무슨 법칙이라도 있는지, 2층으로 된 목조건물들이 많다.
60여년 전, 초등학교장이셨던 부친을 따라 여러 군데 살아봤던 학교장 관사가
대부분 이들과 비슷한 일본식(?) 집이었던 터라
하루는 옛 기억이 날까 해서 상가로 사용하는 한 집 내부도 기웃거려 보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일 뿐이다.
일본 건축물이 정면 바닥은 좁은데 비해 위로만 치솟은 이유가
과거 무슨 시대때 건물 전면의 넓이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서 였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사실인지는 정확하게 확인을 아직 못했다.
아래 사진에 있는 건물도 위로만 치솟아 있다.
3. 졸업식 후 풍경
일본에서는 졸업식 때 기모노나 유카타가 아닌,
하카마(바지 또는 주름치마)를 빌려 입는다는데,
위의 옷이 하카마인지는 잘 모르겠다.
4. 집 앞의 작은 주차장 문화
교토의 뒷골목을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자기 집 앞에 자동차를 세워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많은 경우, 본넷이 뭉툭한, 아주 귀여운 경차가 세워져 있는데
절로 미소가 머금어지며, 과연 어떻게 주차를 했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일본인들은 작은 공간을 적절히 잘 활용하는 데는 탁월한 듯하다.
5. 대나무 빗자루 가게
카모강(鴨川)으로 가다보면 산조대교 조금 못미쳐
시내 한복판에 오래된 잡화점이 보인다. 간판도 없다.
한켠에 대나무 빗자루 몇 개가 세워져 있는데 장식인 줄 알고 다가가 보니 판매용이었다.
교토가 오래된 도시라서 그런가?
요즘은 한국의 시골장에서도 플라스틱 빗자루에 밀려 잘 볼 수 없는 대나무 빗자루이다.
담양 오일장에서는 한번 본 것같다.
이곳은 간판도 없지만 1818년에 개업한, 노포 중의 노포, '나이토 상점'이란다.
종려나무나 야자수 잎으로 만든 청소용품을 주로 만들어 파는 가게인데
전부 수제품으로 소량만 만들어 판다고 한다.
이곳 주인은 무려 7대째 이렇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단다.
이런 가게를 운영해서 어떻게 7대째 가업을 유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6. 만화박물관
우리가 머무는 니조지구 숙소 가까운 곳에는
교토국제만화박물관이 있다.
입장료 900엔(어른 기준, 중고생 400엔, 초등생 200엔)만 내면
하루종일 마당에서 뒹굴거리며 만화를 무한정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림만 봐서는 재미가 없을 듯하여 굳이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일본 만화 오타쿠라면 한번 와볼 법하다.
(2023/3월 중순~4월 중순, 교토 한달살기 중에 가족 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 카페다보니 격의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나름의 솔직한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때때로 글 중간에 2025년 현재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아래 2025년의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호]
교토가 천년고도라서 그런지
시내 곳곳을 걸어다녀보면
아기자기하고 오래된 건물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참 신기하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도 우리나라의 천년고도인 경주에서
한달살기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교토를 다녀온 후 더욱 그런 생각을 굳히게 됐습니다.
경주에서 한달살기를 한다면,
두발로도 다니겠지만, 자전거로 곳곳에 산재한
신라 시대 유물과 보물을 찾아보면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