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몇 달간 또!오해영 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많은 생각에 잠겼다.
드라마를 이루는 여러 가지 핵심 축 중에 하나는
우리는 죽는다. 언젠가 모두다.
박도경이라는 인물을 통해 죽음을 예견하고 그러면 반대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작가는 이야기 하고 있다.
내가 일전에 올린 '삶과 죽음'이라는 글과도 일맥 상통한다.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번 이야기 하고자 한다.
정신과 의사의 말:
우리의 생은 다만 시간이 끝난 지점에서 되돌아 보고 있는 것 뿐이다.
내가 뭔가 엉뚱한 데 힘 빡주고 살 때마다 읽어보는 구절이야.
우리의 인생은 이미 짜여진 각본대로 끝났고 지금이라고 알고있는 이 시간이 그저 내 영혼의 회상이라면 되게 허무할 것 같지?
아무렇게나 막 살 것 같고.
근데 그 반대다.
진짜로 받아들이면 되게 편해져.
조용히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해.
지금 이 상황에서 내 마음이 가장 원하는 게 뭘까?
인생은 마음에 관한 시나리오야.
상황을 바꾸려고 애쓰지 말고 그때그때 그냥 조용히 힘빼고 니 마음을 들여다봐
니 마음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인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무엇을 가장 후회하게 될까?
도경은 자신의 마지막 순간이 자꾸 떠오르며 괴로워한다.
마지막 순간 그녀를 떠올린다.
마음을 다해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 마음을 아끼고 도망쳤다는 것.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망설임 끝에 그녀에게 달려간다.
형, 나 죽어도 상관없어.
근데 후회하면서 죽진 않을거야.
절대로 후회하면서 죽진 않을거야.
내 마음.. 끝까지 끝까지 가볼 거야.
결국 이 둘은 아픈 상처들을 겪어 내고 다시 사랑하기 시작한다.
아래 장면.. 너무 아름다웠다.
(쿵쿵쿵)
(와락)
(쪽)
BGM은 흐르지 않았고 오직 저 두사람과
시청자의 심장만 동시에 쿵쿵 뛰고 있었다.
결론, 아무 것도 아니다.
잴 필요 없다.
마음이 원하는 만큼 가자. 아끼지 말고 가자
아끼면 뭐하나. 자존심 내세워서 꾹꾹 참았다면 지구상의 사랑은 절반밖에 이루어 지지 못했을 것이다.
좀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예전 '마녀사냥' 곽정은은 이런 말을 했다.
어차피 죽으면 썩어 문드러질 몸. 뭐하러 아껴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내가 꼽은 필독서이자 내 멘토)의 모리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모리: 죽게 되리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죽을 거라고는 아무도 믿질 않는단 말이야. 만약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될 텐데.
미치: 자기는 안 죽을 거라며 자신을 속이지요.
모리: 그래. 언젠가 자신이 죽을 걸 안다면 언제든 죽을 준비를 해 둘 수 있어.그게 훨씬 낫지 않은가? 그렇게 되면 사는 동안 자신의 인생에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거든.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울 수 있어. 마지막 순간이 되면 모든 거추장스러운 것들이 벗겨지고 그제야 중요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 진다는 것.
그녀와 다시 사랑한 뒤 더이상 도경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오해영 : 이제 오빠는 죽지 않는거죠?
의사 : 언젠가 모두 죽게되죠. 불사조는 없으니까요
모두 결국은 사라진다. 작가는 사라진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어떻게 달라져야하는지 말하고 있다.
'또!오해영' 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명대사는 도경이 아빠의 말이다.
어린도경 : 아빠는 소리가 좋아요? 왜요?
도경아빠: 사라지잖아
어린도경: 아빠는 사라지는 게 좋아요?
도경아빠: 사라지는 걸 인정하면, 엄한데 힘주고 살지 않아.
이 한 문장은 드라마 전체에서 내가 가장 손꼽는 명대사라고 생각한다.
인생에 대한 함축적 정답!
엄청 고민하던 일이 있었지만 한 두어달만 지나면 그 고민은 이미 어떤 형태로든 해결되어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집착하고 오해하고 .. 그 얼마나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인가.
사라진다. 그래서 더욱더 핵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아끼지 말고 가자! 사랑도 마음껏. 하고 싶은 것도 마음껏 하면서 삽시다.
생각보다 시간은 많지 않다.
또 오해영에 관한 글은 몇번 더 쓸 예정이다.
이런 교훈 덩어리 드라마 같으니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