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꼬Ma Jan 31. 2017

[觀察] 그녀의 연애_2-2

꼬꼬마의 글공간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싶은 것일까, 섹스를 하고 싶은 것일까.
내가 바라본 주변의 연애들은 사랑 뒤에 섹스라는 요소가 항상 같이 붙어 있었다.
결국 섹스를 하기 위해 사랑이란 것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섹스라는 것을 좋은 허물로 포장하기 위해 사랑이라는 단어를 갖다가 붙여놓은 것인지
책에서 보거나 들었던 플라토닉 사랑을 보기가 드물었다.
아니 본 적이 없었다고 해야 하는 것이 맞을까.
성인이 되어 돈이 생기고 자신에게 걸리는 제한들이 풀리게 되면 어김없이 연애에는,
아니 사랑에는 섹스라는 요소가 포함되어졌다.
하지만 섹스라는 것은 나쁜 것도 아니고 개인의 선택에 따라서 하든지 말든지 결정을 하면 된다.
다만, 항상 엮이게 되는 주변의 연애들을 보거나 혹은 은근슬쩍 상담을 하는 주변을 바라볼 때면
내가 과연 사랑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너를 사랑해"


누군가를 향해 고백할 때 나는 사랑이라는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고 상대에게 말할 수 있을까.
무언가 인생에서 정말 어찌 보면 흔하지만 마음을 전부 서로에게 쏟는 그런 꿈만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겪은 사랑은 너무 슬프고, 너무 아프고, 너무 절망적이고, 너무 애절하고, 너무 간절하지만 이뤄지지 못했기에
그때부터 아마 나는 타인에게서 사랑에 대한 정의를 찾고 싶었던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이든 타인의 이야기이든 사랑이라는 것은 그리 쉽게 정의 내릴 수가 없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녀는 나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전화를 해온다.


"누구랑 있어?"
"친구랑"
"응?"
"네 애인 말고, 내가 친구가 걔 밖에 없겠냐?"
"뭐 하는데~"
"집 앞 공원에서 자판기 커피 마시고 있어"
"남자 둘이서?"
"왜 남자 둘이서 공원 와서 커피 먹으면 안 되냐?"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그녀는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 지금 엄청나게 심심하다는 느낌을 풍겨온다.
자주 연락을 하면 친구가 질투를 할까 우려도 되는데 너무 자주 전화를 해온다.
이럴 땐 항상 먼저 묻는 말을 꺼낸다.


"애인은 어디다가 두고 또 나한테 전화했냐?"
"넌 나한테 할 얘기가 꼭 그거 밖에 없냐?"
"그럼 내가 너랑 무슨 대화를 해야 되는데"
"아~~ 나 심심하다고~~"
"심심하면 나와서 땃땃한 자판기 커피 하나 뽑아마셔"
"네가 사주는 거야?"
"미쳤네..."


정말 많이 심심했던지 가까운 거리도 아닌 곳을 택시까지 타고 그녀가 행차한다.
처음 보는 친구와 함께 인사를 나누고 그녀는 나에게 손을 내민다.


"동전 줘"
"하... 왜 왔냐 지폐도 가능해"
"치..."


그녀에게 동전을 주니 싱글벙글 자판기로 가서 커피를 뽑아와 내 옆에 앉는다.
나를 가운데 끼고 그녀와 또 다른 친구는 서로를 탐색하듯 힐끔힐끔 거리기 시작하는데 심히 거슬린다.


"남성분은 애인이 없지만 여성분은 애인이 있습니다"


그녀가 뭔가 살짝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 인상을 팍 쓰고 눈치를 준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친다. 죽. 을. 래?


세명이서같이 공원 산책로를 걷는다.
오늘 아주 크게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가 크고 잘생긴 사람을 보여주는게 아니였는데 그녀의 눈길은 계속 또 다른 친구를 향해 동공이 흔들렸다.
오늘 만난 친구는 그녀의 애인과는 모르는 사이다.
뭐 딱히 그녀의 연애에 관여할 생각은 없지만 혹여 무슨 더러운 이야기가 성립이 될지 모르니
나중에 단단히 주의를 주기로 다짐한다.


휴대폰이 울리고 그녀는 황급히 우리에게서 떨어져 소리가 샐까 손으로 가로막고 전화를 받는다.
딱 예감하건대 분명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을 것이다.
근데 그녀는 본인이 무슨 죄인인마냥 우리 쪽을 바라보며 검지 손가락을 펴 입술에 댄다.
그런 그녀에게 중지 손가락만 펴서 보여준다.
잠시 후 전화를 끊더니 달려와 소리친다.


"가운데 손가락 죽을래!"
"무슨 전화길래 그리 죄인처럼 받냐"
"엄마~ 괜히 남자랑 있는거 알면 그렇잖아"
"지랄을 한다 무슨 애인이 갑자기 엄마로 변하냐?"
"하여간 눈치 빠른놈... 어쩔 때는 죽이고 싶다니까..."


함께 있는 또 다른 친구를 의식하는 그녀의 태도가 왠지 탐탁지가 않다.
그런 그녀는 급히 가봐야 한다는 듯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먼저 간다~ 오늘 아쉬우니까 다음에 옆에 친구도 같이 만나서 술 한잔하자~"







p.s  빨리 꺼져...







매거진의 이전글 [觀察] 그녀의 연애_2-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