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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타 치즈와 헤이즐넛 두카를 곁들인 구운 비트

Roast beet with fetta, hazelnut dukkah

by 호주아재

《불완전함을 사랑하는 법 - 구운 비트와 페타, 그리고 두카가 가르쳐준 인생》

세상에는 처음부터 완벽한 재료가 없다.
비트는 특히 그렇다.
땅속에 기어들어 간 듯 투박하고, 손에 잡히면 붉은 물이 묻어나고, 겉껍질은 울퉁불퉁해 "자신 있으면 나를 요리해 봐라"라며 대놓고 도전장을 내미는 듯하다.

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 때문에,
비트는 언제나 '느리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다뤄야 한다.

오븐 속에서 40분을 묵묵히 버텨야만
단단했던 속이 말랑해지고,
거친 껍질도 손끝에 스르르 내려앉으며 벗겨진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사람도, 음식도, 뜨거운 시간을 지나야 본모습을 드러낸다."라고 생각한다.

비트루트가 주는 이 단순한 진실은
주방에서 날마다 마주하는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
성급함은 깊은 맛을 낼 수 없다.
적절한 온도와 충분한 시간,
그리고 기다릴 줄 아는 마음.
그 모든 것이 모여 하나의 맛을 만든다.

여기에 오렌지 주스와 식초, 꿀이 섞인 작은 드레싱이 더해진다. 달콤함과 산미가 어우러지며
비트의 흙내를 부드럽게 감싸주는데,
마치 누군가의 마음속 상처에 따뜻한 말 한마디가 스며드는 순간 같다.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지만,
적절한 온기와 작은 친절은
그 상처를 더 깊은 맛으로 바꿔놓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얹히는 페타 치즈와 민트, 그리고 헤이즐넛 두카.
이 조화는 음식이 들려주는 또 다른 이야기다.

헤이즐넛은 불 위에서 볶아져야 비로소 향이 살아난다.
향신료는 열을 만나야 생명력을 얻고,
참깨와 치아씨드는 고소함을 더하며 전체의 균형을 맞춘다.

다른 재료들이 서로를 살려주며
하나의 완성된 맛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자기만의 맛만 고집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삶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진실은 분명하다.
"나 혼자일 때보다, 함께할 때 더 깊은 맛이 난다."

비트의 달콤함, 페타의 짭조름함, 두카의 고소함,
민트의 청량함까지...
각각이 제멋대로라면 산만하겠지만,
그 다양함이 모일 때 하나의 아름다운 균형이 된다.

그래서 이 샐러드는 단순한 요리가 아니다.
이것은 삶의 조화에 대한 은유이고, 불완전한 것들이 서로 기대며 완전함을 향해 나아가는 작은 기적이다.

접시에 올려진 구운 비트를 바라보며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 나는 얼마나 기다렸는가?"
"얼마나 타인을 더 빛나게 만들었는가?"

음식은 대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늘 조용한 지혜를 건넨다.

뜨겁게 굽고,
부드럽게 다듬고,
조심스레 섞고,
마지막에 아름답게 올리는 것.
그 모든 과정이 결국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진다.

"삶도 음식도, 정성스럽게 다루면 더 깊어지고 더 달콤해진다."

오늘, 구운 비트 한 조각이
당신의 삶에도 그런 온기를 남기길 바란다.




요리초보도 헤드셰프가 되는 세상에서 제일 만들기 쉽고 맛있는 페타 치즈와 헤이즐넛 두카를 곁들인 구운 비트 샐러드 만들기


● 재료
•비트루트 1단 (손질)
•오렌지 주스 1/4컵
•화이트 와인 식초 1큰술
•꿀 1작은술
•저지방 페타 치즈 50g (부순 것)
•신선한 민트 잎 1/4컵 (찢은 것)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서빙용)
•헤이즐넛 두카
•껍질을 벗긴 헤이즐넛 1/4컵
•커민 가루 2작은술
•고수 가루 1작은술
•파프리카 가루 1/2작은술
•참깨 1작은술
•마늘 가루 1/4작은술
•흰 치아씨드 1작은술 (선택 사항)

■ 만들기
•1단계
오븐을 200°C/180°C(팬 강제)로 예열합니다.

•2단계
비트루트를 씻어 물기를 제거합니다. 비트루트를 각각 포일로 감싼 후, 베이킹 트레이에 놓습니다. 40~45분 동안 또는 부드러워지고 문지르면 껍질이 벗겨질 때까지 굽습니다.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식을 때까지 따로 둡니다.

•3단계
그동안 헤이즐넛 두카를 만듭니다. 작은 프라이팬에 헤이즐넛을 넣고 중불로 가열합니다. 5분 또는 완전히 익을 때까지 저어가며 볶습니다. 그릇에 옮겨 담습니다. 불을 약하게 줄입니다. 팬에 커민, 고수, 파프리카, 참깨, 마늘 가루를 넣습니다. 2~3분 또는 향이 날 때까지 저어가며 볶습니다. 불에서 내림 후, 10분 동안 따로 두어 식힙니다. 소형 푸드 프로세서를 사용하여 헤이즐넛이 잘게 다져질 때까지 갈아줍니다. 향신료 믹스와 치아씨드(사용하는 경우)를 넣습니다. 완전히 섞인 후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4단계
일회용 장갑을 끼고 비트루트의 껍질을 벗긴 후, 쐐기 모양으로 자르고 그릇에 담습니다. 작은 그릇에 즙, 식초, 꿀을 넣고 잘 섞고, 꿀 드레싱의 절반을 비트루트 위에 뿌린 후, 잘 버무려 주세요. 10분간 그대로 두면서 가끔씩 버무려 풍미가 더해지도록 하세요.

•5단계
비트루트를 접시에 담고, 페타 치즈, 민트, 두카 1/2을 얹습니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오일과 남은 꿀 드레싱을 뿌려 서빙하세요.


1회 제공량당 영양 정보함량
에너지 540kJ (129 cal)
단백질 5.4g
총 지방 7.5g
포화지방 1.4g
총 탄수화물 11.8g
당류 7.0g
나트륨 220.8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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