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은 병원 침대가 가시방석
39도가 넘는 열, 남들보다 10배가 높은 간수치.
태어나 처음 하루 이상 아팠고 일주일을 앓다 생애 첫 입원을 했다.
입원하는 날까지 이력서라는 이름의 자소설을 써다 바쳤다. 삼류 소설일지라도 꽤나 열심히 썼기에, 그리고 작가와 독자의 지향점이 같다고 느꼈던 어리석은 작가는 입원 수속을 밟으며 걱정들을 했더랬다. 입원하는 중간에 저 서류들 중 하나가 통과하여 면접을 보러 가야 하면 어떡하지, 링거 꽂은 채로 정장 입어야 하나. 병원복 입고 면접 보러 가면 오히려 링거 투혼이라며 좋은 점수를 주진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도 해 보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쓸데없는 걱정이었고 입원기간 내내 편안하게 건강 회복에만 신경 쓰면 된다.
물론 이 결정은 당연히! 귀하디 귀하신 독자님께서는 먼저 통보해 주시지 않았으며 산 넘고 물 건너, 집! 에서 공수해온 고급 IT기기 노트북이 온 뒤에야 귀하고 귀한 탈락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이 하는 걱정의 80%는 쓸데없는 걱정 이랬던가, 병원복을 입고 면접이라도 보러 가야 하는 걸까 했던 내 걱정이야말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걱정이 없어진 건 좋은 일인데,
이상하게 입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