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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링 Jul 27. 2022

삼삼한 날들

삼삼한 육아일기






‘삼삼하다’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삼삼한 국물, 삼삼한 바람, 삼삼한 날들.

삼삼(33)이라는 반복되는 글자를 

소리 내서 말했을 때의 어감이 좋고, 

무엇보다 별일 없이 반복되는 일상과도 

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 엄마가 되었을 때는, 

삼삼한 맛보다는 맵고 짜고 

달고 쓴 맛의 연속이었습니다. 

생명을 키우고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과 

사랑스러운 존재의 곁에 있다는 따스함, 

하지만 엄마라는 정체성이 나의 전부가 될 것 같은 두려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아쉬움 같은 것들이 

교차되는 복잡한 날들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그저 이 모든 순간들이 

평범한 나의 일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른세 살 나이 차이를 가진 동거인을 통해서 

안 해봤던 생각, 안 갔던 곳, 

관심 없었던 것들을 경험하는 소중한 날들.     


이 맛있게 싱거운 순간들을 잘 기록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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