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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문하는여자 Dec 29. 2020

작고도 소소한...

2021을 기다리며

새해가 되면,
새 다이어리가 생기면,
새해 계획이란 걸 세우곤 했다.

젊은 날에는 크고 원대한 계획들을 세웠다.
무엇을 이루거나 달성하기 위한 성공플랜들이었다.
(이루진 못해도 나름의 의미는 있었다)

2021년 다이어리를 선물 받고
어떤 계획을 세울까 고민했다.
크고 원대한 계획보다
작고 소소한 변화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기존에 하던 것들을 그대로 하되
하나만 다르게 해 보는 거다.


나의 육아에 있어서 유일한 자랑은
첫째가 9살이 되는 지금까지
잠들기 전에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물론 3권에서 2권으로 줄어들고 운동  때는 태블릿이 대신하긴 하지만,
별일 없는  책을 읽어주고 재운다.

새해에는  읽어주기에 질문하기 하나를 더했다.
  가지 질문.

사실 빨리 재우고 싶은 마음에 책을 읽어주면서 질문을 받거나 질문을 하는  암묵적으로 차단해왔다.
책을 2권에서 4권으로 늘여야겠다는 계획보다 질문 하기는 작고 소소해 보이지만 
실천 가능성도 높고 아이들과   소통할  있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

20 때부터 허리가 자주 아팠다.
운동하고는 무관한 삶에 나쁜 자세, 원고 쓰느라 이리 틀고 저리 틀다 보니 툭하면 허리가 나가서 병원신세를 지곤 했다.

작년에는 무리하게 탁구까지 치는 바람에 디스크 초기 증상으로 5개월간 다리가 저렸다.
동네 한의원은 단골이 되고 용하다는 물리치료사를 찾아 꾸준히 도수치료를 받았지만 좀처럼 차도가 없었다.
어느 , 단골 동네병원 한의사가 침을 놓으며 말했다.
"저는 김성해 님이 진짜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오늘부터라도 아이들 놀이터를 살살 걸으세요"

가만히 있어도 다리가 저린데 걸으라고?!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노는 동안 놀이터를 한두 바퀴씩 돌기 시작했다. 바쁜 아침에도 둘째를 유치원 셔틀에 태워 보내고 아파트를 한두 바퀴씩 걸었다. 그렇게   달을 걷자 허리가 좋아졌다.

 후로 틈만 나면 어디든 걸었다.
오늘 아침에도 강변을  시간 걸었다.

아프지 않아 좋다.
뭐든 번쩍번쩍   있어서 좋고
쉽게 지치지 않아서 좋다.

허리가 아픈 내내 조금만 좋아지면 PT 받거나 필라테스를 시작할 계획도 세웠으나
걷기만 해도 나의 허리는 물론 기초체력이 쭉쭉 올라갔다.
걸으면서 만나는 자연 풍광과 릴랙스는 덤이다.

작고도 소소한 실천이 가져온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크고 원대한 계획도 좋지만
내년에는
작고  소소한 계획을 
  구석구석에 세워서 실천해보자.

2021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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