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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숙제강박 Jan 31. 2021

[책 한 구절 | 눈표범]

인내의 의미에 대하여

오늘의 책은 ‘눈표범이라는 책입니다.


프랑스 출신의 작가이자 여행자인 ‘실뱅 테송 동물 사진작가 일행과 함께 티베트를 여행하며  글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5 마리밖에 없는 멸종 위기종, ‘눈표범 쫒는 외롭고 험난한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눈표범을 쫒는 과정은 인내의 연속입니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장의 사진을 위해 몇 날, 며칠을 숨소리조차 아끼며 기다려야 하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르러서야 동물들이 경계를 풀고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여정을 통해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 행위의 아름다움에 대해 묘사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인내심이야말로 가장 우아하면서도 가장 망각하기 쉬운 최고의 미덕이라는 것을 배웠다. 인내심은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 전에 먼저 세상을 사랑하도록 도와준다.  미덕은 가냘픈 이파리의 떨림 앞에서도 가만히 앉아  장면을 즐길  있게 해 준다. 인내심은 주어진 상황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다.

그림  폭을 그리는 , 소나타  곡을 작곡하는 , 혹은   편을 쓰는 것은 어떤 속성을 허락해줄까? 인내심이다. 인내심은 똑같은 파동 안에서도 시간을 길게 여길 위험과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방법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항상 보상을 얻게 해 준다.

기다림은 일종의 기도이다. 어떤 응답이든 오게 되어 있다. 만일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면, 그건 우리가 보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태초의 인류에게는 인내심이 필수적이었을 겁니다. 사냥을 하기 위해   며칠을 숨죽여 기다려야 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우리는 인내심에서 점점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효율성이 가장 중요시되는 산업화된 사회에서 인내라는 것은 오히려 버려져야  가치로 치부되던 시기도 있었죠.

지금 우리에게 인내심이란 부단한 훈련을 통해 갈고닦아야만 가질  있는 미덕이 됐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  단위로 쪼개어 끊임없이 뭔가를 하면서 살아가죠. 일을 쉬는 잠깐의 시간에도 아무 생각 없이 멍하기 있기보다는 나도 모르는  휴대폰을 손에 듭니다.

잘게 파편화된 삶은 우리 의식도 자연스럽게 파편화시킵니다. 우리는  가지 주제에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금방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죠. 반복될수록 깊은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는 근육이 힘을 잃어갑니다. 이제는 진득하게 앉아 생각에 빠지려 해도 수많은 잡생각들이 머릿속을 돌아다니며 방해하죠.

태초의 인류에게 필수적이었던 인내심이라는 덕목이 현재의 우리에겐 희귀한 장점이 되었습니다. 이리저리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인내심을 가진 사람은 단연 돋보이죠. 일견 그들이 답답하고 느려 터진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건 파편화된 사람들의 오해일 겁니다. 오히려 깊게, 천천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세상의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 있겠죠.

책의 저자 실뱅 테송은 눈표범을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진리에 한발 다가가고,  안에서 행복이라는 보상을 얻습니다.

여러분들도 삶의 빈틈을 꽉꽉 채워 넣으려는 욕심보다는 틈을 비운 채로 남겨두는 하루를 보내보는  어떨까요?

(유튜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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