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이렇게 뺐다 - (2)
https://brunch.co.kr/@homo-growthcus/63
에서 이어집니다
올라갈 산은 똑같은데 저번과는 다른 길을 찾아야 했어요. '뛰어서 뺀다' 코스는 막힌 셈이니까요. 다른 코스를 탐색하기 시작했죠.
그때 두 권의 책을 만났어요. <최강의 식사>, <소소한 근육과 슬기로운 식사가 필요합니다>
아주 간단하게 소개하면
<최강의 식사>는 20대 억만장자가 140KG까지 찐 후, 죽지 않기 위해 75만 달러 (2020년 기준 8억 2천 정도)를 들여가며 자기 몸을 해킹한 노하우를 담은 책이에요.
<소소한 근육과 슬기로운 식사가 필요합니다>는 40대 후반 여성분이 식습관을 바꾸고 약간의 운동을 끼얹어 건강한 몸을 회복한 방법과 과정을 기록한 책이고요.
두 권 모두 매우 좋았어요. 둘 다 소장각에 들였답니다.
그렇지만 제 삶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느꼈어요.
먼저 <최강의 식사>부터.
이 책에 낮은 별점을 주신 분들을 보면 보통 이렇게 말하시더라고요.
"백만장자만 할 수 있는 거다. 나는 백만장자가 아니다.", "나도 저자처럼 유기농 식품과 목초 먹인 소고기만 먹고 싶다."라는 패턴이었어요.
조금 안타까웠어요. 어떤 책이든 '원리'를 캐치해 엑기스만 쏙 빼서 -> '내 버전'으로 커스터마이징 해서 -> '할 수 있는 만큼' 하나씩이라도 적용해가면, 분명 삶이 변화할 수 있거든요.
저도 구매하는 모든 식품을 최고급 유기농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자처럼 하려면 엥겔지수가 통장을 찢을 거예요.
그런데 1 -> 10으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1 -> 2로 가는 정도는 할 수 있겠더라고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목초 먹인 소고기나 최고급 한우는 맨날 못 사 먹죠. 하지만 치킨/피자/떡볶이 사 먹던 돈으로 곡물사료 먹인 수입 소고기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는거죠.
그것도 비싸게 느껴지면 돼지고기도 있고, 닭고기도 있어요. 계란도 있고 두부도 있지요.
계란이 아무리 비싸져도 치킨 한 마리 시킬 돈이면 실컷 먹을 수 있잖아요.
같은 맥락으로 콜라/아이스크림 사 먹던 돈으로 좋은 버터와 방탄커피를 구입할 수 있었어요.
과자/빵/면 구매하던 비용으로 채소를 구매할 수 있었고요.
식비 예산은 늘릴 필요 없이, 방향만 돌리면 되는 거였어요. 아무리 식비에 돈을 안 써도, 원래 밥 사 먹고 치킨 시켜먹고 맥주 사 먹고 하는 돈은 있으니까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저에게는 비용 이슈보다 저자가 제시하는 2주짜리 식단 플랜이 더 큰 벽이었어요. 당시 제 식단을 뜯어보면 '탄수화물 범벅'이었거든요.
하루아침에 모든 식습관을 바꾸고 데이브 아스프리처럼 먹을 수는 없었어요. 운동 하나도 안 하던 사람이 내일부터 3대 500 치는 건 무리잖아요.
<소소한 근육과 슬기로운 식사가 필요합니다> 저자 분은 저탄고지라기보다, 채식에 가까운 식생활로의 변화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강의 식사>와 매우 핵심적인 두 가지 요결이 겹쳤어요.
1. 탄수화물 less
2. 간헐적 단식
저자 분은 자신의 다이어트 식단 사진을 책에 실었어요. 너무 건강해 보이는 사진이었지만 '나는 이렇게는 못하겠다' 싶더라고요.
손이 너무 갈 것 같은데, '재미를 느끼는' 수준이 되지 않고서야 제겐 무리였어요.
(*사진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저자분이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신 걸 방금 알았네요 ㅎㅎ
가서 매거진 글만 보셔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이쪽 타입이 더 맞는 분도 있을 거고요!)
https://brunch.co.kr/@sweetannie/274
그리고 이 플랜(?)에서는 아침을 가장 푸짐하게 먹더라고요. 저녁에 제일 조금 먹고.
저는 야행성인지라 아침에 힘이 없어요. 일어나서 눈뜨고 준비해서 기어나가는 것도 겨우-인 사람.
아침을 저렇게 먹을 자신이 없었어요. 식사 준비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준비는 전날 저녁 해놓을 수도 있겠지만, 아침에 저 양을 먹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두 권을 같이 읽으며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아요.
아무리 좋고 확실한 방법론이라도 내 삶에 적용할 수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저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보면서
내 입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기로 했어요.
(급격한 변화는 어마무시한 치팅데이를 부른다고 생각해요)
방법론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최강의 식사>가 더 제게 맞는 것 같았어요.
두 책은 겹치는 지식이 대부분이었지만 몇 가지 상충되는 내용도 있었는데, <최강의 식사> 쪽 설명에 좀 더 동의가 되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아침에는 가능한 최소한의 음식물만 먹고, 저녁을 많이 먹는 제 생활패턴상, 방탄 커피로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 '도입 가능한 첫걸음'으로 느껴졌어요.
아침으로 보통 시리얼/빵/삼각김밥 등을 먹었거든요. 조금 여유 있으면 시리얼, 그럴 에너지도 없으면 빵 한 조각 입에 욱여넣으면서 집을 나섰죠.
거기 지출되는 아침 식비를 방탄 커피로 바꾸기만 하면 될 일이었어요.
그렇게 지방산 등산 2회차를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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