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
오늘은 우리의 위대한 ‘개구리 합창단’이 창단하는 날이다. 개굴
이 합창단이 창단된다고 오디션이 열렸을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개굴
오디션 전날, 목소리를 맑게 한다고 기름을 마시고 배가 아팠던 건 당신과 나만의 비밀이다. 개굴
나는 어려서부터 이 연못에서 제일가는 목청과 독특한 음색을 가졌었다. 개굴
내가 슬피 울면 우리 연못에선 비가 오고, 내가 기쁘게 울면 무지개가 뜨곤 했다. 개굴
이런 나였기에, 오디션 합격은 물론 따 놓은 당상이었다. 개굴
오디션에는 나 말고도 6마리의 개구리가 더 합격하여 총 7마리의 개구리가 합창단의 단원이 되었다. 개굴
그리고 우리는 각자 도-레-미-파-솔-라-시의 한 음을 맡게 되었다. 나는 ‘시’를 맡게 되었다. 개굴
정말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개굴
오늘은 연습 첫날. 하늘은 맑고 연못 물은 따뜻하다. 기분이 아주 좋다. 개굴
연습장에 도착해 다른 단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곧바로 연습이 시작되었다. 개굴
그런데 이럴 수가! 큰일이 벌어졌다! 악보를 놓고 온 것이다! 개굴
나는 악보가 없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라’ 뒤에 딱 붙어있었다. 개굴
마치 악보를 든 것처럼 팔도 들고 있었다. 개굴
다행히 합창이라 어찌어찌 분위기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역시 난 음악적 재능이 충만한 개구리다. 개굴
하지만, 결국 걸렸다. 개굴
설마 나를 좋게 본 작곡가님이 내 솔로 파트를 넣어주셨을 줄은 몰랐다! 개굴
개굴개굴개굴개굴!!!!!!
젠장 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