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왜소한 체구가 늘 콤플렉스였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놀 때도 늘 작은 체구가 문제였다.
친구들은 마르고 허약한 아이를 늘 놀려댔고, 아이는 그것이 무척 싫었다.
열심히 우유도 마시고 식사도 빼먹지 않고 두 접시씩 비웠으나, 이상하게도 아이의 몸은 살이 찌지 않았다.
그런 아이가 가장 싫어하는 놀이는 바로 시소였다.
아무리 시소의 끝에 앉아도 다른 아이들보다 가벼운 아이의 몸은 언제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붕 떠올라 내려올 줄을 몰랐다.
“나도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시소 게임에서 이겨보고 싶어!”
아이는 울면서 엄마를 졸랐다.
아이의 엄마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아이에게 새 옷을 만들어주었다.
옷 안에 무거운 쇳덩이를 얇게 펴서 잔뜩 넣은.
겉보기에는 크게 티 나지 않지만, 옷의 무게만 어림잡아 족히 10kg은 넘을 것 같았다.
아이는 옷의 무게가 무거워 걷는 것조차 힘들었으나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친구들이 몰려있는 곳에 가 호기롭게 시소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넌 가볍잖아. 어차피 또 질걸?”
“흥, 그래서 어제부터 밥을 좀 많이 먹었지.”
“야, 밥 한두 번 많이 먹는다고 몸무게가 막 늘어나는 줄 알아?”
“질까 봐 겁나냐?”
“뭐? 웃기지도 않은 게…. 야, 따라와!”
아이들은 언덕에 통나무로 만들어 놓은 시소로 갔다.
얼마 안 되는 거리였지만, 아이는 그동안 옷 속에서 쇳소리가 날까 조마조마했다.
시소 앞에 선 두 아이.
골목대장 격인 아이는 언제나처럼 의기양양하게 시소의 앞부분에 턱 하니 걸터앉았다.
“맨 뒤에 엉덩이만 걸쳐서 앉는 게 좋을걸?”
“뭐? 웃기시네!”
아이는 골목대장인 아이보다도 더 앞쪽에 자리 잡았다.
“하나, 둘, 셋 하면 두 발을 떼는 거다?”
“좋아.”
“하나.”
아이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둘”
언제나 자기를 놀리던 골목대장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저 비웃음으로 가득 찬 얼굴!! 오늘은 감히 저 표정을 짓지 못할 것이다!
“셋!”
두 아이가 땅에서 발을 뗐다.
그리고 언제나 아이를 놀리던 골목대장 녀석은 하늘로 붕 떠올랐다.
“어어?”
골목대장인 아이의 눈은 놀라움에 마치 달걀 프라이처럼 커졌고, 반동으로 양말 한쪽마저 주르륵 내려갔다.
아이는 승리감에 자기도 모르게 양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드디어 내가 이겼다!!”
심판을 보던 아이가 놀라운 듯 두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그 광경을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