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어서 설명해보아라.”
왕자는 신하를 닦달했다.
“네, 왕자님. 이 코끼리라는 동물은 기다란 코와 커다란 귀, 그리고 코 옆으로 상아라고 하는 아주 기다란 이빨이 튀어나와 있습니다. 덩치는 어찌나 큰지 집채만 하지요. 아마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일 것입니다.”
“전에 말해주었던 하마랑 코뿔소보다 더 크단 말이냐?”
“물론이지요. 그 동물들은 코끼리의 절반도 못 미칠 것입니다.”
“그래? 그럼 설마 전에 말해주었던 기린보다도 키가 더 크더냐?”
“아, 아닙니다. 키는 기린이 더 큽니다만, 체격은 코끼리가 훨씬 더 좋습니다.”
“신기하구나…, 무척이나 신기해…. 꼭 한번 보고 싶구나.”
왕자는 넋이 나간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상상력이 줄 수 있는 코끼리의 모습을 최대한 머릿속에서 그려보려 노력하였다.
“게다가 몸에는 털이 없고, 그 기다란 코를 마치 손처럼 자유자재로 이용해서 나무 열매도 따 먹고, 물도 들이키고 합니다. 한 번에 빨아들이는 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말로 다 못 합니다.”
“너무나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동물이구나!”
“그런데, 이렇게 큰 몸을 가지고 있어도 이 코끼리란 녀석은 매우 똘똘하고 온순합니다. 탈 수도 있지요.”
“그래? 탈 것으로도 쓰일 수 있단 말이냐? 그렇다면 아바마마께 한 마리 사달라고 청해도 되지 않을까?”
“어려울 것입니다. 코끼리는 그 몸집이 큰 만큼 많이 먹는지라 도무지 그 식사량을 감당할 수 없어 기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가축으로 기르기엔 적당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 번 화가 나면 사자 정도는 바로 내던져버릴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장사입니다.”
“와…, 그럼 정말 약점이 없는 동물이로구나.”
이야기를 전부 들은 왕자의 표정이 시무룩하다.
“그럼 뭐 어떠하냐. 어차피 나는 보지도 못할 동물인 것을. 아쉽구나. 재미있었다.”
그러자 신하는 웃음을 띠며 말했다.
“왕자님. 그래서 제가 왕자님을 위해 코끼리 그림을 가지고 왔습니다.”
“오오, 장하다! 어서, 어서 보여다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코끼리는 바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 미묘하다. 미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