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침윤 3

오, 그자가 입을 벌리면 | 김지혜 지음

by 김담유

낚시꾼

―침윤 3



한나절이 다 가도록 꼿꼿해질 일 따위는 없다는 듯 구부려 앉은 사내의 등에서 모래구릉이 일렁인다 잘박거리는 물소리 품고 깊어지던 세상의 우물은 한때 저 사막의 등선에 수직의 길을 내기도 했으리 그러나 이젠 바닥 드러낸 채 잡풀 무성한 폐허, 그 막막 속으로 한 치 타협 없는 낚싯대가 드리워져 있다 붕어나 잉어가 아닌 것들을 기다리는 시간은 적막하고 모터보트와 유람선이 지나간 강의 가슴은 홍해처럼 쩍 벌어져 있다 요동치는 건 사내의 심장, 더 좀 당겨줘, 중력아! 간덩이를 쥐어짜는 정체 모를 힘에 이끌려 예까지 왔다 보라, 바닥을 향해 드리워진 동아줄, 바닥을 낚기 위해 두 눈 부릅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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