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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남동 심리카페 Oct 27. 2024

서울대 사업팀에서 해외사업 협력 제휴 연락이 오다


돈 걱정 없이 글을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연남동에 있는 카페를 접기로 되었을 때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주도에서처럼 다는 카페에서 만나 상담을 해드리는 식으로 예약을 받는다고 했을 때 과연 얼마나 예약이 잡히게 될까. 예약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할까. 지금만큼의 만족도를 제공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글을 써서 돈을 번다고 했을 때 과연 얼마큼 돈을 벌 수 있을까. 지금 현재 네프콘을 통해 구독료를 정산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한 달 생활비만큼의 금액을 정산받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카페가 정리된 이후인 11월부터 나는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걱정이 되었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원은 어떤 것도 없었으니까요. 안정적이지 않더라도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없었으니까요.



일단은 카페를 정리하고 받게 될 보증금으로 살게 되겠지만 보증금이 엄청나게 큰 액수여서 돈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은행에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상환금의 액수만 생각하면 무겁고 탁한 한숨이 먼저 나오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돈 걱정 없이 글을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불안하지만 최대한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있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을 뿐, 사실 저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되면 어떻게 하지란 불안한 느낌을 항상 갖고 사는 것이 일상이 되었죠. '소소하게 용돈 벌이하듯 글을 쓰며 생활할 수 있으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렇게 돈욕심도 없고 씀씀이도 크지 않은데...'라는 공상으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조금이나마 낮추고 잊고 있는 것이 다였었습니다. 



이제 와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떠오르지 않았고, 제가 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자신 없고, 결정적으로 뭘 새로 시작하기에는, 열정적으로 무언가에 집중하기에는 힘도 의욕도 없었습니다. 그저 브런치 공모전을 핑계 삼아 카페가 정리되기 전에 이곳에서의 시간과 이야기들에 관한 글을 노트북을 켜고 타이핑을 치는 것이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었죠. 



브런치 공모전에 올릴 글을 쓰는 일도 접수 마감일 10일 전에 온 알림 메시지를 보고 그래 하지. 그냥 이렇게 이곳에서의 8년의 시간을 흐지부지 끝내는 것은 너무 아쉽고 우울한 일인 것 같아.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쓸지에 관한 생각과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공모전 글 접수 10일 전에 시작한 것이었죠. 10일 안에 10개의 글을 쓰는 일을 시작한 것이었요. 가능할까란 생각과 함께요.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 다음 날 한 통의 장문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보이스피싱 문자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그런데 첫 줄을 보고 멈칫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제 이름으로 시작하고 있었으니까요. '요즘 보이스피싱은 이렇게 발달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더욱이 문자는 내용과 들어가 있는 단어들을 보며 더 확신했죠. 



'서울대, 사업팀, 협력, 콘텐츠, 해외수출, 작가님께서는 그간 훌륭한 콘텐츠를 국내에 선보여 오셨고, 한류, 세계적인 붐, 세계시장으로 진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잠시 시간을 허락해 주신다면, 작가님에게 온라인으로(줌) 협력방안을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와, 사람들이 혹 할만한 것들은 다 넣었네. 마음 약한 사람은 속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문자를 다시 읽어보고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 마음 약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저였습니다. 



어떻게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 수 있겠어요? 지금 저의 처지와 상황에서는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고 인간적인 것임을 스스로에게 말해주면서요. '그럴 수 있어', '하나 이상하지 않아', '괜찮아, 혹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쪽 팔려하지 않아도 돼'

 


이렇게 말해주면서도 계속 문자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무슨 셜록 홈스가 이 문자가 가짜라는 단서를 찾아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요. 이 문자 안의 내용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만에 하나의 가능성도 흘려보낼 수 없는 저의 현실 상황이 저를 그렇게 만들고 있었죠. 제가 그날 받았던 문자의 일부를 캡처해서 보여드리면 이렇게 된답니다.




한참 고심하다가 제가 보일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품위 있고 깔끔하고 쿨하고 지적인 표현들이라고 생각해서 조합한 답장을 보냈습니다. 지금 보니 너무도 웃기네요. 어린애가 어린인 척 흉내 내는 것만 같아서요. 그래도 나름 이 문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흥미로운 제안이네요. 그런데 저의 어디에 있는 콘텐츠를 본 것인지가 먼저 궁금하네요. 콘텐츠를 보고 연락하신 것인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있는 글을 보고 연락을 하신 것이라고 답장이 왔었죠. 진짜 저의 글을 읽은 것이 맞다는 것에 '어? 이 문자가 사실일 수 있다고?' 하면서 의아스러웠습니다. 믿고 싶고 사실이었으면 하지만 의심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죠. 간단한 짧은 문자를 주고받고 월요일 오후 5시에 줌에서 미팅을 갖기로 약속을 잡았었습니다. 이 모든 게 사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월요일 오후 5시 줌을 통한 미팅


주위에 아무 사람에게 이 신기한 일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월요일 미팅을 갖기 전까지는요. 나도 안 믿어지고 이상한데, 제 주변의 분석적이고 이성적인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도 그려졌었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주말 동안 브런치 공모전에 올릴 글을 쓰며 보내고 드디어 월요일 미팅을 갖기로 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문자를 주셨던 분과 줌(화상 미팅)을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줌의 배경은 연구실의 모습을 하고 있었죠. 저에게 연락을 주셨던 분은 이 플랫폼을 제작하는 데에 핵심 멤버 중 한 분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서울대 공대 안에서 기술개발만 4년 정도 걸렸고, 이번 9월에 출시되었어요."


이 플랫폼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이 사업에 대해 좋게 평가를 받아 투자금도 많이 받은 상태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죠. 그도 그럴 것이 주 타깃이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이고, 특히 북미시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줌을 통해 이 플랫폼이 구현되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한글로 되어 있는 미니북 형태의 책이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다른 언어로 전환이 되는 모습을요. 기술개발만 4년 정도가 걸리셨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와닿더라고요. 더욱이 다른 언어로 전환된 미니북은 오디오북으로도 들을 수 있게 오디오파일로 전환되어 읽어준다고 하더군요. 북미쪽은 운전하면서 책을 오디오북 형태로 접하시는 경우들이 많아서라고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플랫폼을 들어가면 이미지를 최소화시키고 텍스트 중심적으로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4개월 간 '크리에이터 런처 프로그램'을 통해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과 관련해서 현재 성공하고 인정받고 있는 분들을 통해 매주 다양한 교육들을 받았었는데, 그때 텍스트 기반 사업 플랫폼을 유튜브나 인스타와는 다른 노선을 가는 것이 더 경쟁력 있는 것이라는 말이었거든요. 그 외에도 여러 이 플랫폼이 보여주고 있는 요소들이 '크리에이터 런처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잘 반영시키고 있었습니다.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던 것 중 또 다른 것은 제공되는 언어가 12가지라는 것이었죠. 제가 만든 미니북을 실시간으로 영어, 중국어, 일어, 불어, 독어, 인도네시아어, 이태리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로 전환이 되고, 오디오북으로도 제공이 된다는 것이었죠. 



새로운 시작을 해야 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는데, 이 플랫폼도 이제 시작하는 시점의 상황에 있다는 점이 참 좋게 느껴졌았습니다. 시작하고 도전하는 기운과 분위기를 받을 수 있을 것이 너무도 기대가 되었죠. 지금 이렇게 접하게 된 것만으로도 뭔가 의욕이 생겨지고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일단 오늘까지 접수인 브런치 공모전에 글을 올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기획을 해보겠지만요.



보이스피싱이 아닌 정말 진짜 제 글들을 보고 연락을 주셨던 것이고, 팀을 이끄는 분들 중 한 분이 직접 연락을 해서 짧지 않은 시간을 자신들이 개발해서 출시한 플랫폼을 설명해 주고 직접 보여주는 모습에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말에 마음이 더 움직이게 되더군요. 


'100년을 할 거다'로 4년을 버텨왔거든요. 저희가 학교 안에서 창업해서 그런지 '본질에 집중하자'란 생각을 갖고 있어요. 좋은 콘텐츠가 본질이라고 생각하고요. 플랫폼이 좋아도 좋은 콘텐츠가 없으면 안 되죠. 


네이버에서도 그렇고, 유북이라는 플랫폼에서도 그렇고 저에게 기회를 주시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고 꿈인가 싶지만, 그만큼 8년 동안 심리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해드렸던 시간과 경험이 제 글들에 녹아있어서 주어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유북의 팀장님과의 줌 화상 미팅을 갖고 나서 제가 받았던 문자가 보이스피싱이 아님을 충분히 확신하게 되었죠. 그래서 어머니가 계시는 카톡 단독방에 저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연남동에 있는 심리카페를 접고 난 이후의 생활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고 계셨기에 조금이나마 안심을 시켜드리고 싶었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안 좋은 쪽으로 흐르게 될 것보다는 좋은 쪽으로 흐르게 될 가능성이 많은 일이,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일이, 생각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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