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질문엔 자력이 있나요?
질문이 자석이라면 정보는 철가루다.
<에디토리얼씽킹>중에서
아이가 질문했을 때 발문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자기주도학습지도사과정을 공부하다가 ’ 좋은 발문법‘에 대해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일부분을 가져와본다.
<생각주머니 키우기 그리고 생각채움>
“엄마, 이번엔 내가 문제를 낼게”
질문에 질문을 더하고, 꼬리를 무는 질문의 무한루프.
발문의 목적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다. 아이의 능동적인 사고를 자극하고 스스로 답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을 딱 내어주는 것보다 답을 찾아갈 수 있게끔, 그 길로 아이를 이끌어야 한다. 중요한 건, 질문과 호기심은 언제나 부드럽고 안전한 분위기 속에서 피어난다는 사실. 아이들에게 하는 발문은 경우에 따라서 때로는 약간의 연기도 필요하다. 약간의 경쟁심, 승부욕을 자극시키기도 한다.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기 위해 머리를 잽싸게 굴리는 아이들에게는 일부러 모르는 척 되물으며 생각의 깊이를 유도한다. 아이는 알쏭달쏭 질문에 머리를 굴리다가도, 어느 순간 "아!"하고 감탄사를 터트린다. 그 순간의 전율은 아이게게도, 나에게도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좋은 발문의 원칙은 단순하다.
1. 간결하고, 2. 정확하며, 3. 그다음 단계로 확장사고를 할 수 있도록 바로바로 역질문을 던져주면 된다.
하나하나 단계를 가르쳐주며 ‘이건 이렇게 해서 이렇게 되는 거야 ‘가 아니다.
역질문의 예문은 다음과 같다.
“왜 그럴까?”
“그러면 그다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방금 말한 부분은 무슨 뜻일지 설명해 줄 수 있니?”
이처럼 쉬운 듯 두루뭉술한 질문은 다시 화살머리를 바꿔 되돌아가 아이의 생각을 자극한다.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가고 이내 허공의 한 곳을 응시한다. 마치, 그 자리에 해답이 놓인 듯. 그리고 시선을 내리꽂고는, 이내 작은 입에서 ’아‘라는 작은 탄식을 내뱉는다. 그때의 쾌감은 나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질문을 되짚고, 또 새로운 질문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결국 해답을 찾아낸다. 그렇게 생각의 주머니는 점점 커진다.
질문이 자성이라면 정보는 철가루다.
이 명제를 조금 더 짚어보자.
만약 질문 자체가 자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즉 질문자가 스스로 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 형식적이고 알맹이 없는 질문이라면, 그 질문은 철광산에 가져가도 하나도 붙는 것이 없을 것이다. 질문에 '의미'가 없으면, 정보는 흩날리는 먼지처럼 스쳐갈 뿐이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고, 따라 써도 말이다. 세상을 향해 던지는 나만의 자석에 힘이 실리려면, 내 안에 진짜 '갈망'이란 것이 있어야 한다.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
질문은 방향인가?
방향이 없으면, 배는 맴돌고 생각은 겉돈다.
질문은 태도인가?
진짜 궁금하지 않으면, 그것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질문은 용기인가?
모른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배움의 문을 열 자격이 있는 것이다.
가만히 돌아본다. 나는 지금, 진짜 궁금해하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묻는 흉내만 내고 있지는 않은가?
해답을 구하기 위해 손을 뻗기 전에, 내 안의 자력을 먼저 점검할 차례다.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는 학습뿐만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 영향을 영향을 준다는 사실. 단상을 쓰면서 나의 마음가짐을 한번 더 점검해 본다.
나는 충분한 자성을 가지고 있는가. 갈망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