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깔린 겹겹의 어둠을 뚫고 빛들이 들어온다.
가늠할 수도 없는 거리에서,
이름도 없이,
모양도 없이 떠돌다
마침내 내 눈동자 안에 닿은 빛.
그 빛 하나가, 떨리듯 내 눈 안에 스민다.
나는 그 빛을 네 이름으로 불렀다.
옆에 있어도 말수가 적었고, 떠나서도 소식이 없었던 너. 이제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너를 그린다.
그리움은 밤마다 몸을 말아 켜켜히 쌓인 어둠 속에 숨는다.
몇 해를 돌아와도 닿지 못할 줄 알면서도
나는 또 캄캄한 밤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다.
별빛이 내게 오기까지 걸린 그 오랜 시간을 생각하며,
그 빛 하나하나에 네 이름을 붙여본다.
지금쯤 너는 어디서......
나는 여전히 이름없는 빛들 속에서 너를 하나씩 찾아 부른다. 너는 들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아무도 모르게 기억하고 잊지 못하는 일은
생각보다 오래 견딜 수 있는 일이더라.
그 밤,
별이 흐르던 방향으로 내 눈도 천천히 따라 기울었으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