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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채우고, 끝없는 반복

물건 버리기

by 홍천밴드 Mar 15. 2025

한동안 이사를 하지 않고 지내다 보면 어느새 집안에 물건들이 하나둘씩 쌓이더니 물건으로 가득한 서랍을 발견한다. 언제 이렇게 많아졌나 싶다. 날을 잡고 안 쓰는 물건들을 버리기로 한다. 구석구석 무언가 많다. 책장에도 한번 읽고 안 읽은 책들이 가득 채 있어 정말 다시는 안 읽을 것 같은 책들을 상자 안에 넣는다. 지난번 이사할 때 상자 안에 있던 책도 다시 발견한다. 역시 안 읽을 것 같은 책은 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그리곤 망가져버린 물건이나 쓰임이 다된 물건들도 한 군데에 모아 본다. 모아보면 꽤 된다. 짐 덩어리 책과 물건들을 버린다. 이상하게 무언가를 버리면 마음이 조금 좋아진다. 내 공간에 그만큼의 공간이 다시 생기는 거니까. 방을 둘러보면 아직 버릴 물건들이 많다. 


옷장에도 안 입는 옷들이 많다. 이상하게 옷을 정리할 때는 아 이 옷이 있었구나 다음에 입어야지 하면서 버리지 않는 옷들이 많은데, 여지없이 다음에 잘 입지 않는다. 그 당시에 자주 입는 옷들에만 손이 가고 한번 안 입기 시작한 옷들은 그대로 먼지가 쌓인다. 이런 옷들을 일 년에 한 번에 기부를 한다. 작년엔 깜빡하고 기부하지 않았더니 옷장이 비좁아져 있다. 마음먹고 정리해야지 하는데 옷 정리하러 들어갔다가 갑자기 다른 할 일이 생각난다.  


인간이 사는데 그렇게 물건이 많이 필요할까? 그렇다고 구석기시대처럼 자급자족하면서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물건을 사고팔아야 경제도 돌아가는 거니까 필요한 물건은 사고 버리는 게 맞긴 하는데 이렇게 세상에 쓰레기들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는다. 사용감이 없는 물건은 당근으로 팔면 좋은데 당근 하는 것도 짜증 나는 경우가 많아 최소 금액이상은 되어야 한다. 오천 원짜리 팔자고 이리저리 내 일정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 이제는 일정 금액 이상되는 물건이 아니면 그냥 버리는 게 낫다.  


인간은 역시 망각의 동물이라 공간을 비웠으니 다시 채울 생각에 쇼핑몰에 들어가 구경을 하는 행동을 선택하고 만다. 그래도 웬만하면 꼭 필요한 물건을 사기로 마음먹고 구경만 하기로 한다. 


간단 정보 

헌옷 기부 (연말정산도 가능)

https://www.beautifulstore.org/


폐가전 무료수거 (소형 가전은 5개이상만) 

https://15990903.or.kr/portal/main/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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