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름 한가운데 서 있는 지금, 문득

계절은 어김없이 오고 세월은 흐른다

by 홍천밴드

며칠 전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했지만, 비는 오지 않고 무더위가 찾아왔다. 7월이 되자, 날씨는 어김없이 더워진다. 봄이 왔다고 생각했을 땐 눈이 펑펑 내리기도 했는데, 계절은 시간이 지나며 슬그머니 제자리를 찾아간다. 따뜻해지더니 어느새 여름. 이제는 분명히 한여름이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엔 조금만 걸어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자연스레 에어컨이 켜진 곳으로 발길이 향한다. 밤이 되면 열대야가 시작되고, 에어컨을 켰다 껐다 하며 뒤척이다 보면 “어서 여름이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만 남는다.


하지만 또 8월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올 것이다. 짧디 짧은 가을이 순식간에 지나가면, 곧 눈보라 치는 겨울이 올 테고, 그렇게 또 한 해가 흘러 2026년이 다가오겠지.


세월이 가는 게 아쉽다. 하루하루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아쉽다. 거울을 보면, 이제는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내 얼굴이 보인다. 그걸 바라보는 마음이 슬프고 쓸쓸하다. 앞으로 더 젊어질 일은 없을 테고, 남은 건 더 나이 들고 늙어가는 일뿐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여름 한가운데 서 있는 지금, 문득 시간의 흐름과 나이 들어감을 함께 느끼며 신세한탄을 해본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나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야 할까?


무더운 날, 냉수 한 잔을 마시며 문득 떠오른 생각들. 오늘은 그저 그렇게, 주절주절 흘러 보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첫 나폴리 피자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