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가을 농사 : 무, 배추

싹이 틔우는 감동

by 홍천밴드

올여름 감자, 상추, 고추 텃밭 농사는 거의 망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각설하고… 이번 가을에는 무와 배추를 제대로 심어 보기로 했다. 물론 여기서 ‘제대로’라는 표현이 과연 맞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최소한 지난번보다는 훨씬 많은 과정을 거쳤다.


예전에는 멀칭을 하고 모종만 심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농작물이란 게 영양분 없는 맨땅에서 확실한 결실을 얻는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땅 자체가 워낙 비옥하다면 몰라도, 지금 홍천 집 텃밭은 퇴비 없이는 힘든 땅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러 종류의 퇴비를 미리 흙과 잘 섞어 주고, 몇 주간 시간을 두어 독소를 빼낸 뒤 비닐 멀칭을 했다. 그 위에 씨앗을 뿌리고 흙을 덮어주었는데, 사실 속으로는 ‘과연 잘 발아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런데 오! 며칠 후 정말로 씨앗이 싹을 틔웠다. 빼죽 올라온 새싹들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했다. 그중 가장 튼실하게 자란 것만 남기고 나머지를 솎아 주는 첫 작업까지 마쳤다.


이 아이들이 정말 튼실한 무로 자라줄까? 김장철에 내가 직접 키운 무로 김장을 담그는 상상을 해 본다. 그런데 요즘 텃밭에 귀뚜라미, 여치가 마구 들락거리며 잎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지금은 관대하게 봐주지만, 조만간 본격적인 ‘퇴치 작전’을 펼쳐야 할 듯하다. 이 놈들아, 긴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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