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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3 [한강, 소년이 온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by 홍천밴드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지 않았다면 아마 읽지 않았을 소년이 온다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소설책은 아니다.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주인공이 다 다르다. 그래서 초반에 책을 읽을 때는 전반적인 책의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1장 <어린 새>는 동호에게 말하는 이야기, 2장 <검은 숨>은 유령이 된 정대, 3장 <일곱 개의 뺨>은 번역 서적을 찍어내는 출판사에서 일하다가 경찰에 잡힌 뒤 끝끝내 살아남아 치욕을 느끼며 살아가는 은숙, 4장 <쇠와 피>는 시민군 김진수의 죽음에 대해 증언해 줄 것을 부탁받은 1990년의 '나', 5장 <밤의 눈동자>는 광주에서의 증언을 요청받은 2000년대의 선주, 6장 <꽃 핀 쪽으로>는 아들을 잃은 동호 어머니의 시점에서 이야기다. 나무위키 발췌


2장에 나오는 '정대'라는 주인공이 시체가 되어 서술하는 내용은 쉽게 읽어 내려가지 어려운 힘든 내용이었다. 그 처참했던 5월 광주 현장에 내가 그 속에 있는 느낌이 들어 역사를 체험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해 준다. 2024년은 한국 역사 관점에서는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이다. 어처구니없는 계엄과 탄핵 그리고 노벨 문학상.


노벨 문학상 받은 소설을 번역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또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한강 소설을 쉽게 읽기는 어려운 소설이긴 하다. 이번 노벨 문학상 받을 때 한강 작가가 강연을 한글로 했다. 혹시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다운로드하여서 나중에 한번 읽어보길 바랍니다. 한강 소설을 많이 읽지 못해서 강연 내용이 확 다 들어오지는 않지만, 나중에 한강 작품들을 다 읽어봐야겠다고 다짐도 하게 됐다.


강연 내용을 발췌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 소설의 한국어 제목은 이다. ‘온다’는 ‘오다’라는 동사의 현재형이다. 너라고, 혹은 당신이라고 2인칭으로 불리는 순간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소년이 혼의 걸음걸이로 현재를 향해 다가온다. 점점 더 가까이 걸어와 현재가 된다. 인간의 잔 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 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과거의 광주가 현재의 대한민국을 구했다. 이번 계엄 때 국회로 달려갔던 시민들은 그들은 과거의 우리의 슬픈 역사를 알기에 기꺼이 뛰어나왔다.


소년이 온다를 읽었을 때 온다의 시제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강연 내용을 보고 알게 되었다. 현재형으로 썼던 것은 과거의 소년이 현재의 우리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이 정말 높다.


강연 정보

https://www.nobelprize.org/prizes/literature/2024/han/225027-nobel-lecture-korean/

소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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