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흐름을 온전히 느끼다
먼저 가장 많이 바뀐 가치관은 자연의 변화,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졌다. 도시에 살 때는 계절이나 날씨는 옷이나 이불과 같은 실질적으로 추위나 더위를 피하기를 위한 정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2촌을 나서는 계절의 변화를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그 계절에 맞는 준비는 물론이고 자연의 변화를 몸소 느낀다.
봄에는 지루했던 겨울이 끝난 것에 대한 감사하고 봄의 시작을 누구보다 기다린다. 봄이 오면 올해 텃밭에 심을 농작물 이름을 되뇌며 계획을 세워본다. 여름엔 벌들과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자라나는 작물에 온갖 신경을 쓴다. 마당에서 삼겹살을 수확한 상추나 고추와 함께 먹으면 소소하지만 큰 행복감을 느낀다. 비가 오면 떨어지는 빗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 가을이 오면 주변의 논과 밭의 농작물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게 된다. 가을엔 마당에 있는 시간을 늘린다.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난방유, 장작, 두꺼운 외투 등 겨울 준비를 한다. 겨울이 오고 눈이 오면 폭설은 아닐지 걱정하게 된다.
한 계절이 시작하고 끝나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다음 계절이 오는 것을 누구보다 반긴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변화들은 도시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시기별로 채취할 수 있는 작물이 다른다는 것을 계절을 바라보면서 체득하게 됐다. 2촌을 하지 않았다면 두릅이 가장 열린다는 것이나 상추, 고추, 깻잎, 가지, 토마토 등을 키우면서 신경 써야 할 것들도 아마 몰랐을 것이다. 밤나무, 감나무들을 보면서 올해는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을지 궁금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계절을 예민하게 느끼는 것이 불편한 게 아니라,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요소가 되었다.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신비로움도 체감하게 된다.
오늘도 밤하늘에 별이 궁금해 하늘을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