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실업자의 발생, 그리고 불평등 심화는 파국적 위기를 낳을 수 있다
최근에 흥미롭게 읽은 책 "보이지 않는 중국"에 대한 네 번째 서평입니다. 혹시 앞의 서평을 못 본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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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교육 받은 노동자들이 부족해지며 점차 경쟁력을 잃어버리며, 특히 인도와 베트남 등 저임금으로 무장한 경쟁국들에게 '저숙련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전망은 자연스럽게.. 중국이 큰 사회·정치적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집니다.
하버드 대학교 사회학자 마티 화이트(Matty White)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30년간 중국의 불평등이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하위 계층에서 원망이나 분노는 매우 적었다. (중략)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현재 경제적 상황이 10~20년보다 나아졌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낙관적이었던 것이다. (중략)
만약 중국이 경제적 위기에 처하거나 저숙련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린다면, 이 낙관주의와 사회적 신뢰는 갑작스럽게 종말을 고할지 모른다. (32~33쪽)
한국도 비슷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성장 탄력이 둔화된 다음, 불평등에 대한 인식 그리고 불만이 치솟았죠.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싱글 남성들의 존재입니다.
4천 만 명 정도의 잉여 남성이다. 몇 십년간 한가구 한자녀 정책 아래에서 중국의 성비는 심각하게 왜곡되었다. (중략) 이 아이들 가운데 상당한 집단은 이미 성년이 되었고, 더 많은 아이가 곧 성년이 될 것이다. (중략) 만약 경제가 침체되고 수백만 명이 노동력에서 배제된다면 결혼도 못하고, (농촌호구를 가지고 있기에) 도시에 사회적 연결망도 없는 수많은 젊은 남성이 무엇을 할까? (34쪽)
https://www.joongang.co.kr/article/19151183#home
한국의 출생성비가 심각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중국은 최근까지도 출생성비 불균형이 훨씬 심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중국 정책당국은 어떤 대응을 할까요?
여러 자료를 보면, 세계 그리고 역사 속의 많은 절박한 지도자가 그랬던 것처럼 중국공산당이 경제성장에 초점을 둔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민족주의에 호소하거나 혹은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는 대비책을 마련할까 두렵다. (35쪽)
내부의 문제를 '외부의 적'에게 돌리는 선택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이런 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죠. 그리고 수많은 이들이 중국의 쇼비니즘 대두를 걱정하는 데에도 이런 배경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아무튼 일부 부문은 대단히 높은 과학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지만 인구의 약 70%는 저임금 및 낮은 인적자본 수준에 정체된.. 모순덩어리의 나라, 중국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도움되는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