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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델라 Jul 01. 2019

노인정 치매 따돌림

노인정 치매 따돌림노인정 치매 따돌림

    할머니는 아파트 안에 있는 노인정에 다니신다. 할머니의 일정은 노인정에서 12시에 점심을 먹으러 가서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하거나 고스톱을 치다가 집에 5시경 돌아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인 나는 일자리도 찾아봐야 하고 이력서도 써야 해서 마음이 조급했다. 워낙에 혼자 있어야 집중을 할 수 있는 타입이라 할머니가 11시 반쯤 준비해서 나가는 시간을 기다렸다.      


    내가 이사 와서 지낸 지 한 달하고 보름이 지났을 무렵부터 할머니는 노인정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 할머니가 치매가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노인정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외숙모의 말씀이 있었고, 그 이유 때문인 것 같았다. 5시 반에 집에 들어오셔야 할 할머니가 4시, 3시, 2시 급기야 점심을 먹자마자 돌아오시기도 했다.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자 할머니가 노인정에서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하기도 했고 걱정되었다. 그리고 취업준비를 바쁘게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할머니가 빨리 오는 게 난처하기도 했다. 이런 양가감정을 느끼며, 할머니가 노인정에서의 상황을 알고자, 집에 돌아온 할머니 곁에서 하나씩 질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어난 상황을 10분 안에 물어보지 않는다면 금세 잊어버리기 때문에 별 소득이 없었다.

     


  나 : 할머니 노인정 가면 재밌어요? 뭐하고 지내요?

  할머니 : 그냥 심심하니까 노인들끼리 모여서 수다 찌는 거지. 재밌긴 뭐가 재밌어. 그냥 시간 때우는 거지. 


    할머니가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빨라져,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나에게 여러 가지를 의미했다. 텔레비전을 하루 종일 켜놓는 할머니 덕에 시끄러워 취업 준비에 집중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과 나만의 자유시간이 줄어드는 것이었다. 대학 4년간 자취를 하며 혼자 생활하던 게 익숙하던 나는 할머니와 밀착해서 하루 종일 있는 게 더없이 불편했다. 


    노인정에 간식을 잔뜩 들고 찾아가 '할머니와 함께 잘 지내주세요'라고 부탁을 드려도 똑같이 이유 없이 따돌림을 당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금 다니는 노인정에서는 할머니를 계속 따돌릴 것이고 나는 나의 시간이 없어지는 생활을 도저히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에, 할머니와 내가 어떻게 하면 같이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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