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ongfamily
Feb 05. 2022
서랍 속 자작시 - 우문현답
문득 삶의 유한성에 몸서리치다가
우문현답
hongfamily
사람이 백 년을 못 산다는 걸 알고부터 일까
내 나이가 어느덧 반백을 향해가고 있다는 걸
알고부터 일까
봄이 올 때마다
자연의 잔인함에 몸서리치게 된다
그대와 내가 함께하지 않더라도
자연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겠지
자연에게 묻고 싶다
오늘이 아니라 내일,
아니 먼 훗날이고 싶은 마음이지만
언젠가 헤어져야 할 것을 아는 사람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은 무어냐고
자연은 답하지 않지만
스스로 그러하리라 믿는다
오늘이 영원할 것처럼
싹 틔우고 꽃 피우라 대답할 거라고
한 치 앞을 모르는 내가 무얼 하리오
우문현답이라 생각하며
애써 밝은 목소리로 그대에게 전화한다
안부를 묻고
내년 내후년의 계획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