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주와 계피 빵

추억이 사람을 만듭니다

by 사치한


<탁주와 계피 빵>


딸아, 기다렸니

오늘도 너는 꼬리치고 반갑다 하는구나

술 취한 아비, 안 지겹다 하는구나

가슴팍에 너 주려고 숨겨온 계피 빵

어찌 알고 삽지걸에서부터 달려오니

두 손 부끄럽끄로.


딸아, 친구 놈아가 사준 탁주

목에 가시처럼 걸린다

땅 팔고 소 팔고 샀던 도시 아파트

이번에는 또 평수 넓혀 간단다

배 아픈 거보다 니 엄마 거친 손에

맞는 반지가 없이 굵어진 마디마디

내가 또 어찌 잡을까 싶다.



2024.08.05 작. 글+그림 밀리로드 업로드하였다.

2026. 03.31 첨언, 브런치 업로드 하였다.



[ 발행인의 첨언 ]

고향 갔다 왔더니, 아부지 생각나서요...^_^

아부지는 영농교육 받으시고 항상 빵을 품에 넣어 오셨는데 어린 막내딸이 그거 손꼽아 기다린 게 저였어요. 애들이랑 놀다가 아부지 오신다~하면 달려가 안겼지요.

“빵~ 줘요. 그거요~. 빨리요~” ㅋㅋㅋ


나중에 커서 알았어요.

그 빵이 점심, 아부지는 점심 굶고 갖고 오신 거.

막내딸이 환하게 웃는 그 모습 보려고 그러셨다는 거.


*추억이 사람을 만듭니다.



** 아버지의 그 지극함을 알기에 차마 인생의 변곡점에서 삐뚤어질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왜 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 절망, 고뇌... 없었겠어요. 숱하게 많았지요. 그걸 오롯이 감당하느라 전신마비가 왔고, 병원치료를 1년 반 넘게 받아왔는데요.(후후) 직장생활과 창업을 해보니 아버지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내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나를 보며 가지셨던 그 기대를, 이제는 그때의 부모님의 눈으로 스스로를 아끼고 만들어 갑니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디자인을 펼치겠다는 꿈을 스스로에게 대입하며 나를 디자인하며 그렇게. 그 어떤 순간에도 나다운 나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요.

그럼 된 거죠모~그츄? 그냥 소소합니다~.~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