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

by 사치한



너를 보자마자 물고, 빨고, 핥고.

손가락 끝까지 멈추지 않은 입맞춤, 쪽쪽.

예의도 없이 짧은 눈빛 교환도 없이

추위에 베베 꼬인 몸 풀어헤치며 달려들게 하는 너를 보니

허기진 건 몸만이 아니었나 보다.

온몸으로 채워지는 뜨거운 너의 온기

나른한 오후에 풀밭 위 식사를 한 듯, 구름이 곁에 있네.

주섬주섬 옷을 챙기며 문밖을 나설 때,

알몸으로 남아 뼈만 나뒹구는 너를 본다

언젠간 나도 그렇게 이 생을 떠나겠지

다시 올게.





[발행인의 첨언]


이 글은 2017년 5월, 맛으로 나를 감동시킨

<뼈해장국>에 헌정한 시입니다.

목포에 여행을 갔다가 분수쇼가 열린다고 해서 허겁지겁 밥을 먹고 3~4분 만에 쓴 글입니다. 그곳이 1박 2일 촬영지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고 해서 갔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허기에 지친 글쓴이가 뼈해장국에 과몰입한 흔적이 느껴지셨다면, 독자께서 ‘원효대사 해골바가지’를 1초라도 떠올렸다면 이 글은 작은 목적(?)을 달성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과 서두에 <뼈해장국>을 굳이 밝히지 않은 이유도 텍스트를 통한 독자의 상상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의도이기도 합니다. 그 짧은 시간에.


당시 인스타 글쓰기로 바로 써서 올렸는데, 인친분들께 '야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은 글이기도 합니다. 아가씨가 어찌 이런 글을 썼냐고. ㅋㅋㅋ.

또한, <뼈해장국>에 헌정(?)하는 풍류를 아는 사람으로 '멋있다'는 우스개 소리도요. (씌잌)


정말, 글이 야했나요?
뼈해장국, 인데?



2017년 5월 작성하였다.

2026년 4월 7일 첨언하였다.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