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은 못 하지만 서핑은 하고 싶어요

by 홍화

신혼여행으로 휴양지를 원한다면 대한민국 신혼여행지 1위인 ‘하와이'를 적극 추천한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서핑'에 대해 한번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결혼한다고 주변에 말씀드릴 때 꼭 따라오는 질문이 있었다.

"그래서 신혼여행 어디로 가?"


하와이로 간다고 대답하자,

직원 중 한 분이 본인도 하와이에 갔었는데 서핑이 가장 즐거웠다고, 가게 된다면 꼭 해보라던 말을 기억했다.

반패키지로 간 7박 9일의 일정 중에 하루 오전을 서핑을 선택하고 그 뒤에 힘들 걸 대비해 마사지까지 예약해 두었다.


수많은 패키지로 강행군의 일정이었지만, 하와이에서의 하루하루는 너무 즐거웠다.

아내가 블로그 본 어떤 한 글에서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 머리에 총 맞은 듯이 돈을 쓴'시간이었다.


드디어 서핑하는 날. 봉고차를 타고 바다로 향했는데, 우리 말고 한 커플이 더 있었다. 그분들은 5박 7일 일정의 6일째 마지막날이었고, 아직 2박이 더 남은 우리를 무척이나 부러워하셨다.


그렇게 바다에 도착해서 모래사장에서 간단하게 서핑 교육을 받았다.

우리가 가는 바다는 산호초가 있는 얕은 바다라 휴대폰 등이 빠지면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소지품을 가지고 갈 수 없으며, 가지고 가서 분실 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

아쉬운 여러분들을 위해 단돈 '$150'에 전문 사진사가 사진을 찍어줄 '기회'를 홍보했다.


그 사진사가 예시로 보여준 사진이 너무 멋있게 나와서 '와 진짜 대박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사진을 유심히 봤더니... 연예인이었다.

순간 '와.. 연예인이니까 저렇게 멋있지. 머리도 정말 작다.'라며 살짝 실망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핑하는 기념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상술에 넘어갔다.


그렇게 보드에 몸을 뉘이고 깊은 바다를 지나 산호섬 앞에서 멈춘 후 파도를 기다렸다. 파도가 오자 가이드가 살짝 밀어주었고, 첫 시작부터 한번에 균형을 잡고 일어서는데 성공했다.


'나 어쩌면 서핑에 재능이 있을지도?'

연예인 아니고 내 사진임

그렇게 자신감이 붙어서 더 멋지게 타보려다 몇 번 넘어져 바닷물을 왕창 마시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물을 너무 많이 삼켜 반대로 겁이 나서 몸이 움츠러들었고, 결국 또 넘어지고 말았다.


이 파도에 몸을 맡긴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서핑이란 걸 잠시 해본 입장에서 또 세상 이치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건 흐름에 순응해야 앞으로 쭉쭉 나아간다.

너무 잘해보려고 앞서 가도, 또는 너무 겁을 먹어서 파도의 흐름에 뒤처져도 결국은 더 크게 넘어져 바다에 빠지고 만다.


세상의 이치를 통달한 현자가 되어 서핑의 천재가 탄생하려는 순간,

넘어지며 손이 산호에 찢기고, 쓸리고 허리가 아프고 물을 너무 많이 마신 몸이 버티지를 못 했다.

그렇게 한 시간의 강습시간이 끝이 났다.


함께 온 다른 커플은 5박 7일 일정의 마지막 날이라, 남은 시간을 어떻게든 채우겠다며 오후에 웨이크 보드를 예약해 둔 상태였다.


우리는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마사지를 받으러,

그 커플은 도살장에 끌려가듯 웨이크 보드를 타러.

그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와이의 마지막(?)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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