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2월, 추운 날씨에 옆구리가 시려오니 별별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와 감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같은 공간에 같은 것을 보고, 같은 맛을 느끼고,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향을 맡는 것.
그렇다면 멀리 떨어진 커플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인가
만났을 때 함께 먹었던 맛있던 음식, 그때의 기억.
매번 같이 있지 않아도 과거 그리고 미래를 공유한다면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유(共有)란 두 사람 이상이 한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한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둘 이상'이라는 것이다. 혼자만의 일방통행은 사랑이 아니다.
나 혼자 '그 사람과 먹었었으면, 그 사람과 왔었으면' 하며 나누는 것은 짝사랑일 뿐, 그 사람에게 닿아 공유되지 않는다.
흔히들 '좋아한다'와 '사랑한다'를 내 관점으로 구분 지어 보자면
난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를 사랑하지 않는다. 내가 느낀 감정을 영화와 공유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감독이 의도를 담아 작품을 찍었더라도, 그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감독의 손을 떠났다고 생각한다.
같은 장면을 봐도 누군가는 분노를 누군가는 슬픔을 느끼겠지만
난 내가 느낀 감정을 영화와 공유하는 것이 아닌 같이 본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
내가 느낀 찬 겨울바람의 시원함을 징글징글한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은걸 보니
나는 아마도 징글징글한 친구들을 사랑하나 보다.
무언가 친구들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하는 게 낯부끄럽지만 뭐 어떤가 직접 말하는 것도 아닌데.
옆구리 시린 추운 겨울,
차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노래가 문득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날.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고 앞으로 사랑하게 될 사람과 즐거움을 나누기를.
Merry Christmas~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