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문득 깨달았다.
나는 많은 것을
잃고 살아왔다는 것을.
가벼웠던 몸
자신감 있는 웃음
수시로 하늘과 나누던 대화
간절한 열망
끊임없는 노력
갖고 싶고,
만들고 싶고,
도달하고 싶었던
그 열정들마저…
그 대신
불청객들이 찾아왔다.
두꺼운 뱃살,
꽉 끼는 옷가지들,
재발에 대한 불안,
쿵쿵 울리는 발소리,
코끼리 같은 팔과 다리
무너진 식습관,
의욕 없는 얼굴,
익숙해진 임시방편의 하루들
그렇게 나는
하루하루 살아내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결국,
잃어버린 건
바로 ‘나’였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나의 스승이고
나는 나의 매니저이며
나는 나를 돌보는 사람이다.
나는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
나는 나를 책임져야 할 유일한 사람.
지금,
나는 나로 살아가는 중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대신 사랑해 주랴
내가 나를 위로하지 않으면
누가 진심으로 나를 안아주랴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나를 끝까지 지켜주랴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끌어안고
다시 살아보기로 한다.
너에게 가기 위해,
먼저 나에게로 돌아가는 중이다.
홍주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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