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할 수 없는 삶 앞에서 드리는 한 편의 기도
-예측할 수 없는 삶 앞에서 드리는 한 편의 기도
홍주빛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열여덟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예루살렘의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죄를 지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누가복음 13:4–5)
2천 년 전의 이야기 같지만,
실로암의 망대는
오늘도 우리 곁에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지난주, 서울의 한 약국.
60대 운전자가 몰던 자동차가
약국 문을 뚫고 들어와,
약사가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무도 그날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옥상에서 떨어진 10대 여학생이
길을 걷던 엄마와 딸을 덮쳐
모두의 숨이 멎었습니다.
그 순간은, 누구의 달력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서울 한복판 땅이 꺼져
그 안으로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생명.
그러나 나 혼자만 조심한다고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세상.
어디서든, 언제든,
우리 곁의 실로암 망대는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험에 가입하듯,
전능하신 창조주께
매일 마음을 맡기고 기도합니다.
하나님,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위해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죽음을 준비할 틈조차 없이
떠난 그 길이
얼마나 두렵고 당황스러웠을지요.
그들의 영혼에게
평안과 안식을 허락하소서.
빛의 길로
한 명 한 명 인도해 주소서.
여행을 가기 위해서도
짐을 꾸리고 계획을 세우는데,
영원히 살아갈 나라로 가는 길이라면
그보다 더 많이, 더 깊이
준비해야 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남겨진 가족들을 위로해 주시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소서.
밤마다 되뇌는 못다 한 말들이
가슴을 찌르지 않게 하시고,
남은 시간을 사랑으로 채우게 하소서.
또다시
실로암의 망대가 무너져
사랑하는 이들을 잃지 않게 하소서.
성령님,
전능하심으로
천군과 천사를 보내시어
사랑하는 이들의 호흡을 지켜 주소서.
위태로운 망대들이 있다면
태풍을 불어 미리 쓰러뜨리시되,
그 아래에 사람이 없게 하소서.
잘 살걸,
그렇게 후회하지 않도록.
우리의 숨과 사랑이
결코 무너지지 않도록.
실로암의 망대를 굳건히 세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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