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진정으로 아낀다면 '돈'을 더 주세요
[경제기자 홍키자] 나를 진정으로 아낀다면 '돈'을 더 주세요
2019년 국내 기술 벤처가 해외 기업에 매각된 사례 중 최고액을 기록한 한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수아랩'
스타트업의 목표는 내가 유니콘이 되거나, 내 회사가 고가로 인수되거나 딱 2가지니까요. 2300억에 회사를 팔면 최고의 엑싯이라고 할 수 있죠. 코크넥스에 회사를 팔았고요.
송기영 전 수아랩 대표에겐 어느정도가 떨어질까요...? 10%면 230억, 20%면 460억, 30%면 690억....ㅎㅎㅎ그만 따져보겠습니다.
송 전 대표의 엑싯의 비결을 공유하는 자리가 작년 초에 마련됐습니다. 그가 밝힌 여러 원칙 중 '인재를 붙잡는 비결' 3원칙이 특히 기억이 납니다. 1) 돈 2) 동료 3)일.
첫째로 '돈'인데요. 회사가 직원을 소중히 여기는지 가늠자가 곧 연봉이라는 것이었죠. 그는 회사의 직원이 2~3명일때에도 대기업 계열사 수준으로 연봉계약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둘째로는 '배울 수 있는 동료'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고, 그런 사람들은 대표가 모아주어야 한다고 얘기했고요.
마지막으로는 결국 '일'. 돈과 동료가 충족돼도 본인이 성장할 수 없다고 느끼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했죠. 직원들은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느껴야하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찾아줘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그 중에도 바로 '돈' 얘기가 가장 와닿았어요. 자본주의 세상에서 본인의 가치를 판단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 아닙니까. 내가 회사에 벌어주는 돈만큼 받을 가치가 있는 것이죠. '받은 만큼만 일한다'는 직원들의 볼멘소리를 탓하기 전에 과연 '일하는만큼 주고 있는가'를 고민해보는 게 리더의 몫이겠죠.
바로 어제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쟁사보다 못한 초과이익배분금에 '이직을 고민한다'는 기사가 쏟아져나왔죠. 댓글들 보면 "연봉의 20%를 주는거면 7천으로 잡아도 1400만원 아니냐. 배가 불렀다" 등의 비난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삼성전자는 연봉의 47%를 줬다잖아요.
경쟁사에 비해 27%나 차이나면 불만 쏟아낼만하죠. 심지어 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익은 전년에 비해 84%나 증가했다고 하니까요. 자꾸 돈만 밝히는 것처럼 보지만, 다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닌가요. 자본주의에서의 연봉은 곧 자존심 문제죠.
같은 직군으로 이직하는 사람이 연봉 깎아가며 이직하는 경우 있나요? 없죠. 내 성과물을 보고 내 가치를 높게 쳐주는 회사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잖아요. 그러니 급여로 챙겨주면 모든 게 깔끔해집니다.
"내가 얼마나 널 생각하는데? 나중에 널 우리 회사의 중역으로 쓸 생각이었는데?"는 옛말이 아니라, 정말로 틀린말이고요.
조금 결은 다르지만 왜 부하 직원이나 외주업체에 저녁늦게 아니면 휴일에 갑자기 요청하는데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쉬는 날 미안한데요. 갑자기 요청드려 죄송한데요" 죄송할 게 뭐 있나요. 돈을 더 얹으면 됩니다.
일면식도 없는 주식투자 전문가들에게 페북 메신저로 "제가 무엇을 샀는데, 언제 팔면 될지요?" 라고 묻는 분들도 있잖아요. 지식 노동자에게 멘트 몇 줄, 컨설팅 몇 분은 모두 돈인데 말이죠. 지불만 하면 모두에게 깔끔합니다.
여하튼 사랑 표시는 돈으로 해주시면 됩니다. 적어도 일터에서는 이 원칙이 관철돼야할 유일한 원칙입니다. 나를 아끼신다면, 내 성과물에 그레이트를 날리셨다면, 이젠 돈으로 챙겨주세요! ㅎㅎㅎ
#홍키자 #연봉 #돈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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