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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지에 그려진 사랑(8화)

Professor '실비아'

by MRYOUN 미스터윤

교수님이 호명하였다 “Jinna~, (독일어로) 오늘 연주할 곡 준비해 주세요~”


지혜는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3번 ‘열정’을 연주할 예정으로 교본을 갖고 피아노 앞에 서서

잠시 교수님과 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의자에 앉았다.


교수님들은 무대 매너도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하였기에 하나부터 가르쳐준 것을 잘 따르는 중이다. 잠시 심호흡을 한 지혜는 교본을 펼쳐놓고 연주를 시작한다.


자신이 꼭 연주하게 될 콘서트 홀을 생각하면서 긴장하지 않고 편하고 침착하게 연주하는 중이다. 격정적인 부분에서는 그동안 배우고 연습하였던 지혜만의 테크닉을 보여주면서 연주는 마무리가 되었다. 건반 위에 올려있던 손을 다시 천천히 의자 옆으로 내려놓은 뒤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교수님은 지혜 연주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독일어로) Jinna, 아주 좋아요, 그동안 연습을 꾸준히 해 온 모습이 보이네요,.. 특히 ‘열정’이라는 곡은 피아노 위의 모든 건반을 두루 건드리면서 강하고 약한 부분이 지속 반복함으로 인하여 피아니스트들이 실수로 흰색 건반을 누르면서 검은건반을 같이 누르는 경우가 많아요... 이점 유념하여 지금처럼 구간 반복 연습을 하면 ‘열정’ 곡은 완성이 될 것이라 봅니다.


지혜는 교수님의 평가에 감사한 마음이었고, 보다 더욱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앉았던 자리로 돌아갔다. 온전한 피아노 연주와 코칭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 박수는 하지 않는 수업이라서 연주를 하는 동안 이외에는 강의장에서 들리는 소리는 극히 작았다.


30분 정도 다른 학생들의 연주가 이어서 진행되었고, 마스터 실기 코칭 수업은 마쳤다.


지혜는 오늘 마스터로 애쓰셨던 교수님에게 인사드리고 강의장 밖으로 이동 중이다.

강의실 밖으로 나오던 교수님이 지혜를 부른다. ”Jinna~ 잠시 제 방으로 와 주겠어요? “,

지혜는 ”네, 교수님... “하고 교수님을 따라 교수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교수님 성함은 Silvia이다.


아무리 영어식 성함이 Silvia라도 항상 지혜는 Professor의 호칭을 부르며 성함을 넣지 않았었다. 그 이유는 그만큼 누구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 교수님이며, 존경함 때문이었다. 그동안 교수님 연주회 소식은 항상 학과 사무실에 들러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학기마다 발행되는 교내 소식지에도 교수님의 연주회 관련 기사를 통해 자랑스러운 인물로 등장하였다. 그렇기에 교수님은 지혜에게는 롤 모델인 샘이다.


이제 석사과정 1년 지난 지금 생각해 보니, 교수님 방은 오늘 처음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수많은 연주 앨범과 해외 무대에서 진행된 연주 사진, 시상식 사진들로 가득했다.


교수님이 지혜에게 말을 건네셨다. ”Jinna, 차 한잔 줄까요? “, “지난번 체코에서 초청연주회가 있어서 프라하에 들렸는데, 주최하였던 음악협회 이사장이 식사자리에서 감사하다고 하면서 차를 선물을 주더군요, 향이 좋아서 요새 한잔씩 마시고 있어요...”


전기스토브에서 물이 끓는 동안, 소파에 앉아서 교수님 방을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

교수님이 찻잔에 티벡을 넣은 뒤 물을 부어주면서 본인도 소파에 앉았다.


“(독일어로) 제가 Jinna양을 앞으로 더 지켜보고 얘기가 필요하긴 한데,.. 지난번도 그렇고 오늘 Jinna의 베토벤 피아노 ‘열정’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제가 15년 전 이 곡을 갖고 최고 연주자 과정에서 마스터들 딱 한 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분들에게 만점을 받았던 기억이 났어요


”그 당시 제게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때, 95점을 주셨던 마스터가 실은 현재 지금의 음악 학장이시고요...” (지혜는 이러한 에피소드라고 할 만한 사정을 듣게 될 줄은 꿈에 몰랐다.)


그런데 최근 식사자리에서 그런 말씀을 해 주시더군요,... “. 그때 저와 경쟁을 붙었던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분보다 더 멋진 연주를 했었다고 하면서, 본인이 95점을 주게 된 사연을 15년이 지난 지금 얘기를 하셨는데, 저는 학장님 앞에서 울음을 참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저의 학창 시절 모습에서 본인의 오랜 과거가 떠올랐는데, 자신이 어떤 평가에서도 100점 만점을 다른 이에게 빼앗긴 적이 없었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독종으로 연주를 해왔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10여 년을 지난 후, 어느 날 자신 가족이 안 좋은 일들로 인하여 죽게 되어서 주변에 부고 소식이 전해졌는데, 덩그러니 빈소에는 자신 혼자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너무 열심히 혼자와의 싸움을 위해서 마라톤을 위해 달렸는데, 나를 지원하고 응원하던 사람들을 모두 경쟁자로 대하고 살았던 결과였다고 하면서요...”.


“매 학기 최고 점수를 받던 저에게도 그러한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점수를 만점을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차석이 되었지만, 교수님의 의도를 모른 채 더욱 노력하여 이 자리에 왔었고, 그러한 점수로 인하여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교수님은 지금도 음악대학장으로 있으면서도 우리 학교 최고 연주자는 silvia라고 하시는 순간, 저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


지혜는 이러한 얘기에 교수님이 자신을 불렀던 본론도 듣기 전에 감동의 스토리를 듣고 같이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교수님은 지혜ㄱ 눈물을 보이자마자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 연재소설 '제9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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