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7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오선지에 그려진 사랑(9화)

프라하의 꿈

by MRYOUN 미스터윤 Mar 29. 2025

실비아(Silvia) 교수님이 말을 이어갔다.      


”Jinna, 연주자가 자신의 연습을 위해 자기와의 싸움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추가적으로 꼭 해야 하는 것은 다양한 장소와 무대를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해요,... 오늘 연주했던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다음 주까지 암보(악보를 외워서)하고 와서 다시 한번 들려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Silvia는 Jinna에게 얘기를 했다.      


“실은 지금 우리가 같이 마셨던 이 차를 내게 줬던 음악협회 이사장이 바로 15년 전에 나와 같이 최고 연주자 과정에서 경쟁하여 그 당시 마스터 교수님들에게 만장일치로 만점을 받았던 수석자입니다. 체코 음대에서 마스터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현재 음악협회 이상장으로 지내면서 각 국가에 공식적으로 대회를 공유하여 추천서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Jinna를 올해 4월에 있을 프라하 콩쿠르 대회에 추천을 하려고 합니다.”     

실비아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뜻밖의 제안에 놀라면서도 자신을 한 단계 발전시킬 기회가 생겨서 교수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교수실을 나왔다. 지혜는 꿈만 같은 연주회 기회가 생기게 되어서 기쁘기도 했지만, 당분간 교수님이나 학교 측에서 얘기가 나오기 전에는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러고 보니, 오후 4시가 넘었다. 저녁에 있는 카페 아르바이트에 늦지 않게 가야 할 것 같아서 다시 사물함에 가서 악보들을 가방에 챙겨서 갖고 가려고 이동하였다. 그런데 가방에 있어야 할 악보집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집에서 나올 때 분명히 챙겨서 갖고 나왔는데, 가방 속과 사물함을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베토벤 소나타를 카페에서 연주할 수도 없고...     


일단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카페에 들르기로 하였다 6시까지는 도착해야 하므로 학교 입구에 세워뒀던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다. 카페에 도착하니 5시 30분이 되었고 문을 두 드르니 그 안에서 지난번 만났던 카페 직원이 나온다.      


“안녕하세요, Jinna, 오늘 일찍 오셨네요,..”라고 직원이 물어보았고, Jinna는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저 어쩌죠,... 오늘부터 피아노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데, 악보를 가방에 분명히 넣고 집에서 나왔는데, 안 보여서요...”      


그런데 직원이 “아, 그 악보책이라면 이걸 말하시나요?,”라고 묻자, Jinna가 확인해 보니, 자신이 갖고 있어야 했던 바로 그 악보책이다...     


“어 그런데, 이 악보가 왜 카페에 있죠?” Jinna는 궁금해서 직원에 물어보니, 직원은 “오후에 웬 남자분이 이 악보책을 여기에 놓고 갈 테니, 지혜(jinna)가 오면 전해주라고 하더군요...”, Jinna는 궁금해서 “그분 성함을 아시나요? 아니면 혹시 어떻게 생겼던가요?”      


직원은 그분 성함은 공현수라고 하면서 “오전에 강의실에 두고 갔었기 때문에 전해드린다고 말하고 돌아갔습니다”라고 지혜에게 전해줬다.     


이번에도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는 다급한 상황에서 지혜에게 도움을 준 샘이다.


또 한 번 신세를 지면서 공현수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그를 다시 보려면 오늘 청강으로 들었던 수업 담당 교수님을 찾아뵙고 여쭤보는 방법뿐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6시가 되자 카페 안으로 황제국 사장이 들어왔고 지혜를 보자마자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참 좋아요, 그래서 그런지 손님들도 많이 찾아올 것 같네요.”, “연주는 30분 후부터 시작해 주시면 됩니다.”. “30분 단위로 2곡 정도 연주 해 주시고요, 8시 정도에 마무리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 페이(Payment)는 8시에 연주곡 마치고 나가면서 우리 직원에게 얘기하면, 전해 드릴 겁니다”, 지혜가 궁금했던 연주 시간과 비용 받는 방법 등을 황제국 사장은 깔끔하게 전해 준 것이다.      


지혜는 6시 30분에 맞춰 홀 중앙에 있는 그랜드 피아노로 이동하여 악보를 펴서 부드러운 음악으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님들이 간단한 식사나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도 나누고 가끔은 호탕하게 웃는 소리도 들렸지만, 그 소리에 연연하지 않고 준비한 곡들을 하나씩 연주하기 시작하였다.     


카페는 8시가 되다 보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가는 것이 보였다. 혹시나 해서 10분 정도를 더 연주하고 지혜는 피아노 연주를 마치고 악보집을 갖고 입구로 나가면서 카페 직원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그럼, 오늘 연주는 이걸로 마치면 되겠죠? “라고 물어본 것이다.     


직원은 황제국 사장이 사전에 얘기해 놓았던 페이가 들어간 봉투를 건네주면서 ”오늘 연주하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 ”내일은 저희 카페가 휴무일이라서, 모레 비슷한 시간에 맞춰서 오시면 됩니다 “라고 얘기를 전했다. 지혜는 카페 휴무를 몰랐기 때문에 직원분에게 ” 아, 그렇군요, 그럼 제가 모레 시간 맞춰 다시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얘기하고는 카페를 나왔다. 보통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유럽은 소매치기가 항상 주변에 많은 관계로 받은 금액은 집에 가서 확인하려고 안전한 곳에 넣어서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 방향으로 오게 되었다.     


집에 도착한 지혜는 바쁜 하루에도 얻은 게 정말 많아서 모든 것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엊그제 구입해 둔 사과가 있었고 식빵이 있어서 간단하게 먹고 다시 가방에 있던 악보들을 다시 책꽂이에 넣고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황제국 사장이 준 페이가 얼마인지 열어봤더니, 2시간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150유로를 넣어준 것이다(대략 한화로 23만 원), 지난번 수잔에게 들었을 때 페이가 높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번 아르바이트는 생활비에 많은 보탬이 될 것 같아서 기뻤다.  창가 너머로 달빛이 아름답게 떠오르는 밤이다.      


--> 연재소설 '제10화'로 이어집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이전 09화 오선지에 그려진 사랑(8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