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두책 프로젝트3
피그말리온 효과를 아시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완벽한 여인의 모습을 조각합니다. 그 조각상과 사랑에 빠져버린 피그말리온은 침식도 잊고, 할일도 잊은 채 조각상과 살아가지요.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르테미스 여신이 조각상을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 줍니다. 갈라테이아는 그렇게 탄생합니다.
나쁜 씨앗은 원래는 해바라기에서 태어난 아주 평범하고 예쁜 씨앗이었지요. 다만 지금의 나쁜 씨앗이라는 소리를 듣기까지 너무나 힘들게 지내왔어요. 그렇게 힘든 시간이 지나서 구사일생으로 죽음에서 도망쳤더니, 나쁜 씨앗은 마음이 황폐해졌습니다. 결국 삻의 목표를 잃고 그저 허랑하게 나쁘게 살기 시작했지요.
결국 주변에서는 다른 씨앗들이 나쁜 씨앗을 나쁜 씨앗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나쁜 씨앗은 거기에 수긍을 하지요. 더욱 나쁘게 살던 씨앗은 어느 날, 다시 착하게 살기로 마음 먹습니다. 하지만 습관이 쉽게 바뀌나요? 여전히 나쁜 습관들이 남아 있지만, 씨앗의 마음 속에는 좋은 습관들과 마음씨가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그 변화를 주변에서 알아차려주고, 칭찬하게 되지요. 이 말을 들은 씨앗은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요? 저는 이 씨앗이 보여 줄 변화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긍정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되지 않으세요? 이 부분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John Burningham 작가님의 <EDWARDO-The horriblest boy in the Whole Wide World>가 생각납니다.
에드와르도는 그냥 평범한 아이입니다. 어쩌다 물건을 발로 차거나 시끄럽게 떠들고, 다른 아이를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지저분하게 다니기도 하고, 정리정돈도 못했지요. 거기에 대해 어른들은 "세상에서 가장 ○○○ 아이"라고 평가를 합니다. ○○○ 안에 난폭한, 더러운, 괴팍한 등등.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많은 말들이 들어가지요. 거기에 맞게 에드와르도는 점점 더 못된 아이가 되어갑니다.
그러다 어느 날, 평소처럼 한 일이 좋은 평가를 가져오게 됩니다 - 이 지점에서 John Burningham 작가님 특유의 재치가 빛이 납니다. 똑같은 행동을 예쁘게 평가해주는 어른들 사이에서, 에드와르도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이로 다시 태어납니다.
아이들을 보는 어른들의 시선, 무심코 아이에게 던지는 말들이, 아이를 그렇게 낙인찍어 버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쁜 아이로 인식이 박혀 버린 아이도, 착한 아이로 인식이 되어 버린 아이도, 모두가 처음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름다운 아이들이었을 것입니다. 보는 사람의 시선에 부응해버린 아이들. 왠지 가슴이 아파집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믿어주며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 아마도 그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씨앗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왕이면 다른 사람의 좋은 면을 보고, 칭찬하고, 새롭게 태어나려는 노력을 알아봐주는 것. '세상에 나쁜 씨앗과 아이는 없다.'라는 생각을 오늘도 갖고 살아보고 싶습니다. 혹시 아나요? 조각상이 갈라테이아로 변하는 기적이 제 앞에서도 생길지도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