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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까 Nov 07. 2021

카페

상념#5

 카페(cafe)라는 말은 1611년 이스탄불에 처음 문을 연 '카흐베하네(Kahvehane)'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터키어로 '커피 집'이라는 뜻으로 프랑스인들이 이를 모방해 파리에 들여온 이후 지금의 카페로 발전했다고 하니 무려 400년의 역사를 가진 이름이다.


 오늘날의 카페는 '커피 마시는 집'이라는 본래 뜻보다 사교적인 공간이나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곳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나 또한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한 목적보다 개인적인 업무나 지인들을 만나는 장소로 카페를 많이 간다. 특히 요즘엔 주말에 카페에 가서 몇 시간씩 책을 읽거나 지금처럼 글을 쓰는 등 휴식의 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프랜차이즈들끼리도 똑같이 생긴 매장이 없듯이 카페는 각각의 생김새가 달라서 카페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이 예쁜 카페를 찾아 먼 길을 가는 걸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내가 요즘 그렇다. 시간이 많은 주말에 주로 집 근처 예쁜 카페들을 찾아서 노트북과 책을 챙겨 가는데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다 문득 카페 내 소품들이나 분위기 같은 인테리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카페마다 풍겨지는 감성이 느껴진다. 삼삼오오 모여 얘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저 사람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나 혼자 상상해보는 시간도 즐겁다. 지인들과의 카페도 즐겁지만, 혼자 카페의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요즘은 더 좋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번아웃이 되면 주로 밤에 산책을 하거나 테라스가 있는 카페에서 혼자 노래 들으면서  때리는데 신기하게도,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이 또렷해진다. 이런 취미를 주변 친구들한테 말하면 '혼자 청승 떤다' 혹은 '그래..?' 라며 이상하게 쳐다보곤 한다. 처음엔 나도 내가 괜히 혼자 궁상맞게 그러는 건가?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카페 같이 편하면서도 혼자 감상에 젖을  있는 장소가 없다. 혼자 카페에 가면  사람이 아닌 나한테 온전히 집중할  있어서 좋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깊이 느끼는 시간이 좋다. 지난날의 잘못들, 지금의 문제들, 미래에 대한 걱정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힐  평소에는 회피했던 생각들과 감정들을 카페에서는 담담히 마주   있게 된다. 그렇게  감정이 어떤 건지 내가 해야 될게 뭔지 전보다 또렷이   있게 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괜찮다.  시간, 담담히 마주한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문득 카페에 대한 생각을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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