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수익 월 60만 원 보장!!"
지하철 노약자석 주변 딱 눈높이에 위치한 광고판에는 여기저기 붙어있는 전단지가 붙어있었다. 전단지는 나에게 어서 뜯어가라고 손짓을 하는 것처럼 연약한 테이프에 위태롭게 붙어 있었다. 광고 전단지처럼 위태롭게 붙어있는 내 회사생활을 저 전단지를 뜯어버리듯이 확 뜯어버리면 가만히 앉아있어도 월세가 따박따박 매월 60만 원씩 내 통장에 꽂힐 것 같았다. 전단지를 보고 꿈같은 상상을 하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내 손은 전단지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일을 안 하고 따박따박 남의 돈을 받기 위해서는 거액의 투자금과 대출 그리고 리스크에 대한 용기가 필요했다. 분명 전단지에는 소액 투자라고 했는데 도대체 소액도 없는 나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임대수익률을 계산해보니 개인이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1억 원을 투자해야 한 달에 잘해야 30만 원 정도의 월세를 받게 되는 구조였다.
물론 대출을 활용해서 초기 투자금액을 줄이는 방법으로 임대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지만 그럴수록 커지는 리스크는 나의 몫이었다.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는 공실 상태, 매월 지급해야 하는 이자, 대출 연체 가능성과 이로 인한 신용 등급 하락, 그리고 내가 전단지를 보고 산 오피스텔 가격의 직접적인 하락 등 전단지에 나와 있는 부동산 투자는 리스크가 커 보이니 안정적인 재테크 방법을 찾아본다.
일반 은행 예금금리는 1%도 안될 정도로 너무 낮으니 논외로 하고, 가장 금리가 높은 적금을 알아보니 연 이자 2% 정도였다. 1억 원을 투자했을 때 이자로 발행한 세금을 제외해보니 매월 약 14만 원을 따박따박 받을 수 있었다. '1억 원 넣어봐야 별로 돈도 안 되잖아?'라는 생각 사이로 '넌 지금 일억 원은커녕 백만 원도 없지 않냐?'라는 현실이 파고든다.
좌절하고 있는 나를 뒤로하고, 한없이 작아 보이는 내 월급을 거꾸로 계산해본다. 월 300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고 가정하고, 월 임대료 30만 원을 받는데 필요한 투자금액이 1억 원인 것을 토대로 나의 가치를 역산해본다. 놀랍게도 월 임대료 300만 원을 받기 위해서는 10억 원의 건물이 필요했다. 회사원인 나는 10억 원짜리 건물과 동등한 가치이며, 현찰로 20억이나 들어있는 통장이랑 맞먹었다.
나의 가치는 내 생각보다 높았으며, 내가 회사로부터 좋은 소리 쓴소리 다 들으면서 따박따박 받고 월급은 안정적인 수입이었다. 그리고 연체될 리스크도 적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기다리면 나오는 돈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받는 월급보다 좋은 투자는 찾기 힘들었고, 그런 멋지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내 자신은 소중했다.
업무 외에 다른 부업이나 재테크를 통해서 한 달에 몇 십만원을 더 버는 것도 좋겠지만 그 시간에 끊임 없이 나를 더 개발해서, 회사에서 받는 월급을 올리는 것이 객관적으로는 수익률이 더 높고, 리스크는 더 낮은 좋은 투자였다.
이런 귀중한 나님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를 위해 퇴근길에 나를 위한 치킨을 한 마리 시켜주었다. 난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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