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도서관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우리가 기억하는 도서관의 옛 풍경은 무엇입니까? 아마도 빽빽한 나무 서랍 속에 들어있던 종이 카드 목록(Card Catalog)과, 대출을 위해 책 뒤에 도장을 찍던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문헌정보학의 역사는 곧 '정보기술(IT) 수용의 역사'입니다. 도서관은 세상 그 어떤 조직보다 먼저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받아들였습니다.
1. 타자기에서 컴퓨터로: 자동화의 역사
20세기의 도서관 기술 발전사는 숨 가쁩니다.
1960년대: 도서관 업무에 '컴퓨터'가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1980년대: 우리가 도서관 검색대에서 보는 OPAC(Online Public Access Catalog, 온라인 열람 목록)이 등장하고, 대출/반납이 자동화되었습니다.
1990년대: 인터넷(WWW)의 등장은 도서관의 벽을 허물었습니다. 이제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보 기술은 기능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이크로필름 같은 '저장(Storage)' 기술이 그다음엔 복사기와 프린터 같은 '재생산(Reproduction)' 기술이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과 무선 통신 같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기술이 도서관의 핵심 엔진이 되었습니다.
2. 패러다임의 대전환: "소유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도서관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었습니다. 과거 도서관의 힘은 "얼마나 많은 책을 서고에 소장(Ownership)하고 있는가"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전자책, 데이터베이스의 시대에 물리적 소장은 한계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도서관의 패러다임은 "외부의 정보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접근(Access)하게 해 주는가"로 이동했습니다.
도서관 밖의 데이터, 클라우드에 있는 문서 전 세계의 저널을 내 책상 앞으로 연결해 주는 능력. 이것이 현대 도서관의 새로운 경쟁력입니다.
3. 4차 산업혁명과 ICBM
이제 도서관은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이 거대한 파도를 문헌정보학에서는 'ICBM'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하기도 합니다.
I (IoT, 사물인터넷): 도서관의 모든 책과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위치를 스스로 알립니다.
C (Cloud, 클라우드): 방대한 지식 정보를 물리적 서버 없이 언제 어디서나 꺼내 씁니다.
B (Big Data, 빅데이터): 이용자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정보를 찾는지 분석하여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합니다.
M (Mobile, 모바일): 손 안의 스마트폰이 곧 도서관이 됩니다.
도서관은 더 이상 '책 창고'가 아닙니다. 가장 첨단의 기술이 숨 쉬는 '스마트 데이터 센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