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돌리드의 논쟁

21세기, 인간의 경계는 어디인가

by 김경훈


역사는 종종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1550년 스페인 바야돌리드 산그레고리오 수도원에서 열렸던 논쟁이 그러했다. 신성 로마 제국 황제 카를 5세의 명으로 소집된 이 재판의 안건은 단 하나였다. "아메리카 인디오는 이성을 가진 인간인가 아니면 인간을 닮은 짐승인가?"


라스카사스 신부는 인디오의 영혼과 인권을 변호했고, 신학자 세풀베다는 그들을 '천성적 노예'라 규정하며 정복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이른바 '바야돌리드 논쟁'이다. 이 논쟁은 표면적으로는 신학적 토론이었으나, 본질적으로는 노동력 착취와 제국주의적 팽창을 합리화하기 위한 정치적 법정이었다. 인간의 범주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그 경계선 긋기에 수백만 원주민의 생사가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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