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의 관찰은 때로 대상의 본질을 정교하게 왜곡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통설에 따르면 암컷 사마귀는 교미 후에 수컷을 잡아먹는 잔인한 포식자로 인덱싱되어 있다. 이 자극적인 서사는 수많은 학자의 인지적 편향을 자극했고, 생물학을 넘어 정신분석학적인 신화라는 거대한 비정형 데이터 뭉치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문헌정보학적 관점에서 이 데이터의 출처를 추적해보면, 이는 자연이라는 오픈 서버가 아니라 유리 상자라는 통제된 실험실 환경이 만들어낸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폐쇄 시스템이 초래한 데이터의 강제 정렬
사마귀의 잔인한 짝짓기 신화는 사실 관찰자가 설정한 실험 조건이 만들어낸 왜곡된 결과물이다. 좁은 유리 상자라는 폐쇄적인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암컷은 교미 후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즉각적인 단백질 공급원을 검색한다. 자연 상태라면 수컷은 교미가 종료되는 즉시 자신의 경로를 이탈하여 로그아웃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린다. 암컷 역시 주변에 널린 다른 곤충이라는 로우 데이터를 무작위로 수집하며 기력을 회복한다.
하지만 유리 상자라는 제한된 인터페이스 속에서 수컷은 달아날 수 있는 출력 경로를 확보하지 못한다. 암컷에게 수컷은 유일하게 접근 가능한 유효 데이터가 되어버리고, 암컷은 자신의 행동이 신화가 될 것이라는 의식조차 못한 채 눈앞의 자원을 소비할 뿐이다. 이것은 생물의 본성이 아니라, 시스템의 설계 오류가 불러온 비극적인 강제 상호작용이다.
해석의 과잉과 인포데믹의 탄생
이 실험의 더 큰 문제는 연구자들이 이 특수한 환경에서의 로그 기록을 종 전체의 일반적인 특성으로 일반화했다는 점이다. 수컷을 잡아먹는 암컷이라는 이미지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강력한 키워드가 되었고, 이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학문적 권위를 입고 확산되는 전형적인 정보 오염의 과정을 보여준다.
교미 후 암컷은 허기를 느끼고 수컷은 수면 모드로 진입하려 한다는 사실은 수많은 동물의 종에서 발견되는 보편적인 데이터 패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이 보편성 대신 자극적인 변종 데이터에 매몰되어 사마귀를 팜므파탈의 메타포로 박제해버렸다. 이는 연구자가 자신의 가설(환상)을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쉽게 데이터를 편향적으로 수집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이다.
정보 리터러시와 맥락의 복원
결국 우리가 사마귀의 서사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정보의 맥락(Context)을 소거한 채 도출된 결론이 얼마나 위험한가 하는 점이다. 유리 상자라는 실험실 환경은 사마귀의 생태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하는 저해상도의 인터페이스였다. 정보 리터러시의 핵심은 제공된 데이터의 표면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가 생산된 환경과 제약 조건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수많은 알고리즘이 쳐놓은 유리 상자 안에서 타인을 오해하고 정보를 왜곡하여 수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실은 통제된 실험실이 아니라, 수많은 변수가 살아 움직이는 야생의 네트워크 속에 존재한다. 수컷 사마귀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는 일은 단순히 생물학적 사실을 바로잡는 것을 넘어, 정보의 무결성을 지키기 위한 연구자의 가장 기초적인 윤리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오늘도 나는 쏟아지는 학술 텍스트들 사이에서 혹시 나만의 유리 상자를 만들어놓고 세상을 멋대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본다. 수컷 사마귀가 교미 후 평온한 휴식을 취할 권리가 있듯이 모든 정보 역시 그 본래의 맥락 안에서 온전하게 이해받을 권리가 있다. 나 또한 내 연구의 받침점이 편견이라는 좁은 상자 속에 갇히지 않도록, 끊임없이 지적 대역폭을 넓혀가며 진실의 진동을 감지하려 애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