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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May 08. 2016

어버이날

시기별로 해야 할 일들

4일 연휴의 마지막 날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뵈었다. 케이크와 카네이션 두 송이, 약간의 용돈이 전부였다. 이제는 우리 집이 아닌 부모님 댁이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그곳은 포근하고 정겹다.(그래 봤자 아내에게는 시댁이겠지만) 내리사랑이라는 말처럼 딸에게 쓰는 신경만큼 부모님을 챙기지 못한다. 그나마 가끔 손녀의 재롱에 즐거워하는 부모님 모습이 미안한 마음을 조금은 덜어주는 듯하다. 


효자는 못되더라도 최소한의 자식 도리를 하기 위해 시기별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보았다.


1. 초등학교 입학 전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밝고 씩씩하게 잘 자라 주면 된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아빠 보고 싶어요"

이 멘트만 자주 해도 효자, 효녀가 될 수 있다. 왜 이때는 몰랐을까?


2.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위에 사항은 평생 공통과정이므로 생략한다. 추가로 공부를 잘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좀 괴롭겠지만, 자녀가 공부를 잘하는 것이 부모님에게는 힘이자 삶의 에너지이다. 최종 목적은 수능을 잘 치고 좋은 대학을 가는 것.


3. 대학교부터 취업 전까지

공부를 잘해야 하는 부담감은 조금 줄어든다. 다만 공부를 잘하면 취업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장학금을 타서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자들은 군대를 건강하게 잘 다녀오는 것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부모님들의 최고 관심사는 자녀들이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자녀들은 하고 싶은 일을 선호하고, 부모님들은 연봉 세고,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해서 의견 충돌이 자주 일어나는 시기다. 자녀들은 자아실현을 하고 싶고, 부모님들은 자녀가 고생 안 하고 잘 살았으면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떤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4. 취업 이후 

직장에 잘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직장문제가 해결되면 그때부터는 결혼에 대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게 된다. 그래서 명절이 두려워지는 시기다. 부모님이 이해가 안 갈 때가 많다.  


자녀들은 더 즐기고,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은 시기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겼겠다. 자유를 누리고 싶다. 부모님들은 결혼하고 자리 잡고 안정적으로 사는 모습이 보고 싶다. 


5. 결혼 이후

부부간에 잘 지내는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한 가지 더 남았다. 

"아기는? 2세 소식은 있니?" 

계속 물어보신다. 계속 자녀 소식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자녀를 안 낳으려는 부부와 조금 있다가 낳으려는 부부는 계속해서 시달릴 것이다. 요즘 주변에 불임이나 난임이 많다. 자녀를 안 가지기로 합의한 것이 아니라면 빨리 가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6. 자녀 출산 이후

끝난 것 같지만 또 남아있다. 

"둘째는 언제?"

그래도 첫째보다는 압박이 덜하다. 


이 시기가 돼야 부모님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고, 새삼스레 고마운 마음도 많이 든다. 그래도 자기 자식 키우는데 정신이 팔려서 부모님께 소홀해지기 쉽다. 자주 찾아뵙고, 전화드리고, 손주 보여드리는 것을 부모님들이 가장 좋아한다. 먹고살기 빠듯한 자녀들에게 용돈을 바라지는 않지만, 찾아 뵐 때와 특별한 날(명절, 생신, 어버이날 등)은 꼭 챙겨드리는 것이 좋다. 액수보다는 마음이다. 




그리 잘난 구석 없는 아들이지만 자주 연락드리고, 1~2주에 한 번은 꼭 만나서 식사하고, 손녀의 재롱을 보여드린다. 부모님 댁에 쳐들어가면 귀찮다고 자주 오지 마라 하시지만, 말씀과는 달리 표정이 너무 밝으셔서 그럴 수가 없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느꼈다. 가능하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부모님과 함께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겠다. 우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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