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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Aug 06. 2018

역량보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일단 해보자

왜 해야 하는 겁니까?

몇 달 전 본사에서 새로운 업무지침이 내려왔다. 현장에서 적용하긴 다소 무리한 지침이다. 게다가 그 지침을 왜 해야 하는지 설명이 전혀 없다.


본사 담당자와 지침을 만든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 OO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이번에 내려주신 지침 관련해서 문의 드릴 게 있어서요."

"네, 어떤 건가요?"

"지침대로 현장에 적용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서 ㅁㅁ제품을 △△에 위치시켜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혹시 샘플 점포 선정해서 테스트는 해보셨나요? 지침을 변경하게 된 근거가 있을까요?"

"아.. 그건.."


담당자들은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근거 없이 만든 지침을 전국에 지시한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해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를 말이다.


"저 주식이 오를 것 같아. 그냥 그런 예감이 들어" 이런 말을 들은 것처럼 가슴이 갑갑했다.


직속 상사와 면담을 했다.

"현장에 적용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방법이 더 좋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일단 보류하고 다른 업무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본사 담당자에게 건의해봐. 나도 팀장님께 건의해볼 테니.."

"네, 건의해보겠습니다"


본사 담당자는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자기는 권한이 없다고 했다. 높은 선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이었다. 그냥 하지 않고 버텼다. 몇 개월이 지났다. 본사에서는 제대로 지침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난리가 났다. 더 높은 곳에서 질책과 함께 더 강하게 지시를 내렸다.

 


언제까지 대상 점포를 모두 지침대로 변경하라

이미 결정 난 사항이다. TOP에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일은 따라가야 한다. 방법이나 기한의 차이는 있더라도 추진해야 한다.


회사에서는 "그건 안됩니다"라는 답변보다는 "지시하신 것을 해봤는데 어떤 사유 때문에 이만큼의 효과가 났습니다. 다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시도해보겠습니다"라는 답변을 선호한다.


갑자기 유명한 정주영 회장의 "해봤어?"가 떠오른다. 윗사람들은 지시를 내리면서도 무리한 일인지, 가능한 일인지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 더 높은 쪽에서 지시가 내려올 때 그렇다. 그때는 지시를 받는 사람의 태도를 눈여겨보는 것 같다.


역량보다는 태도의 차이다

어려운 업무는 누구나 어렵다. 하지만 그 일에 대처하는 태도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신기한 것은 어려운 업무든 쉬운 업무든 수행 정도의 개인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100% 해내는 사람부터 1%도 해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역량의 차이라기보다는 태도의 차이다. 기왕이면 100% 완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위에서 그런다고 똑같이 해서는 안된다

작은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우리 직원들이 반발하지 않도록 "까라면 까"의 지시를 잘 포장해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똑같이 "위에서 까라니깐 그냥 까세요"라고 전달하면 반발이 클 것이고, 효율도 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왜 해야 하는지, 어떤 기대효과가 있는지,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하고 지원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일 잘하는 직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편이 유리하다.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소통하는 직원들은 자신이 업무에 기여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시행착오나 문제점을 해결하고 공유할 것이다. 그 효과에 대해 파악한 후 보고하고 제안사항이나 보완점을 추가할 것이다. 지금까지 안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 할 수 없는 일은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면 일단 해봐야 합니다. 의외로 좋은 방법이나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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