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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예훈 Dec 13. 2023

할머니의 사랑 냄새

후니의 차곡차곡다이어리_ 47

오늘 아침에는 엄마가 갈비탕을 끓여주셨다.

(아침부터 이게 웬 떡? 아니, 웬 갈비탕?)


학교 가기 전에 밥을 먹으려고 식탁에 왔을 때 엄마가 말씀해 주셨다.

"이거 할머니가 보내주신 거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어."

나와 형들은 뜨근한(?) 갈비탕을 냠냠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갈비탕을 보내주셨다니까, 갑자기 김치가 생각났다.

우리 할머니는 만날 때마다 김치를 엄청 많이 싸 주신다.

그것도 종류별로 각각 다른 통에 담아서 주신다.

이건 무슨 김치, 이건 무슨 김치......

'큰집에는 김치 창고라도 있는 건가?' 

(우리 할머니는 큰아빠, 큰엄마랑 같이 사신다.) 


김치를 얼마나 많이 주시는지, 

우리가 큰집에 갔다가 돌아올 때마다 차에는 김치냄새가 진동한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형들은 김치통을 날라야 한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음식이 김치라서, 코를 막고 찡그리고 있으면

"이게 다 할머니의 사랑 냄새야."라고 엄마가 알려 주셨다.


하지만 나는 갈비탕으로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고싶다.

김치에서는 안 느끼고 싶다.


할머니는 대체 얼마나 우릴 사랑하는 거지?







할머니 제가 김치 싫어해서가 아니라, 할머니 힘드시니까 이제 김치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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