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①
오늘, 너를 만나러 여기까지 왔나보다.
오래 전 우리가 처음 만난 그런 날처럼, 더러 다투기도 때론 우정을 말하며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기도 했지.
너는 그 길을 걸어왔고 나는 이 길로 걸어왔지만, 우리가 이렇게 만날 수 있었던 길은 이길도 저길도 아닌 바로 우리들 가슴 속에 들어있던 촌놈들의 습관성 ‘정情의 길 Warmhearted Way’이었다.
너도 촌놈,
나도 촌놈,
먹어왔던 세월의 습관까지도 촌놈인 우리.
촌놈들이 고향을 떠나 여기저기 흩어져 살면서, 서로 말하진 않지만 어느누구 부대끼지 않은 세월이 있었겠는가.
그런 긴 세월의 강을 건너온 우리들, 오늘 함께 마주하니 그런 지난 세월을 모두 잊은 듯, 정겨움이 만든 촌놈들의 진한 웃음소리였다.
그 웃음소리에 놀란 하늘은 팔공산八公山에 그렇게 첫 눈을 쏟아 부었나 보다.
우리, 촌놈들이 교정校庭에서 처음 만났던 그 어릴 적 시간들을 되새기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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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므 (Homme) - 그날들 https://www.youtube.com/embed/0Ib_jyz8Hyg
참 어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어린 시절에 만난 동기라는 이름의 사춘기를 갓 벗어난 친구들.
종합고등학교 인문학과라는 이유 하나로 3년을 한 반에서 같이 했던 친구들, 때론 주먹쥐고 치고받고 싸우기도, 때론 키키하며 웃기도, 때론 과의 명예를 위해 철저히 단합심을 보였던 일심단결一心團結의 우리.
삼시세끼 밥먹기도 힘들었던 그 어려웠던 시절에 촌놈들이 대학을 가겠다며, 인문학과지만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교사진敎師陣에서도 잘 살아보겠다며 나름 열심히 노력했던 촌놈들.
머리가 뛰어나 서울대를 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친구도 있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포기하고 만 친구의 아픈 이야기까지도…
이렇게 그 어릴적 기억들로 오늘 일년에 한 번 정기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세월을 함께해 봅니다.
서울, 부산, 울산, 대구, 인천 등에 흩어져 사는 친구들이 대구 팔공산유원지에 팬션을 빌려 짧지만 즐거운 1박2일의 시간을 함께 합니다.
요즘 세월 아직도 청청춘춘靑靑春春인 우리의 나이에, 이미 오래전 자진단명自盡短命한 몇몇 친구들도, 암으로 투병 중인 병상의 친구도, 그렇게 흘러온 세월에서 어느 것 하나 허허롭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동기들, 모두의 건강한 삶을 기원하며 서로의 모습을 가슴에 다시 품고 내년을 기약하며 헤어집니다.
먼 타향에 살며 혈액암 투병 중인 친구와 고교졸업 후 처음으로 짧은 전화통화를 하며, 겨우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란 것이, “절대 용기 잃지 말고 이겨내라”는 말 만 남긴채 통화를 끝내는 내 마음이 참으로 편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살 날이 너무나도 많이 남은 이 나이에 가족도, 그 어느누구도,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암과 홀로 투병하며, 고독하고 아파하며 스스로 눈물 삼키고 있을 친구모습이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가슴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친구야,
용기 잃지 말고 반드시 이겨내서 다음 우리들 반창회 만남에서 꼭 얼굴을 보도록 하자.
Life is always to say that there is only the passing time idly for us and nothing left the real happiness for us at present but strongly and loudly we have to say that live and leave safely in this cruel planet as long as we can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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