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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Jan 11. 2017

킹오브파이터즈 Ⅰ

전혀 다른 성향의 두 기획자, 합을 맞춰가다

 2017 정유년. 새로운 해의 시작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뒤숭숭했던 최근, 작년 초에 출간했던 청춘남녀의 한중미 창업탐방기를 오랜만에 집어 들었다. 책을 한 장 한 장 찬찬히 읽으며 돌아보니 불과 1년 전에 진행한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머나먼 과거의 일인 것 마냥 모든 내용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마치 딴 사람이 진행한 프로젝트를 보는 것 같기도 했고, 다시 읽어보니 '우리 참 무모했지만 대단한 용기였다.'라는 생각도 들고 :)   

 그리고 오랜 기간 글을 쓰지 못한 브런치가 생각이 났다. 업그라운드를 창업하면서 청춘남녀의 창업 일상을 꾸준히 작성하려고 결심했는데.. 그 결심이 정신없이 바쁘다는 핑계로 오래가지 못했다. (실제로 바빴기보다 모든 게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허둥대다가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 ) 하지만 창업을 한지 어느새 1년이 지났고, 브런치에서 소개하고 싶은 초기 창업가로서의 에피소들도 많이 쌓였다. 앞으로 그 내용들을 바라건대 '꾸준히' 연재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에 앞서, 당분간은 최근에 한중미 창업탐방기를 다시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었지만 브런치에서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올리려 한다.


 그 첫 번째 내용으로, 킹 오브 파이터즈 - '전혀 다른 성향의 두 기획자, 합을 맞춰 가다.'이다.   

더불어, 구독자 여러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유년 새해에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하면 된다’,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뒤돌아보지 말자’,

  ‘꿈꾸고 상상한 만큼 이루어진다’ 등,


 우리는 희망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교훈들을 얻었다. 물론 이 교훈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행착오들을 겪은 후에 얻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시행착오 가운데, 우리 둘 모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참 ‘대차게’ 많이 싸웠다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에도, 그리고 돌아와서도 다양한 이유들로 많이 싸웠다. 각각의 차이가 있다면, 프로젝트의 시작과 진행 중에는 말 그대로 ‘애들처럼’ 다퉜다. 같이 일하는 ‘팀원’으로서 싸운 것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 각자의 가치관과 그동안의 생활 습관을 우기면서 싸운 것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라곤 찾아볼 수 없었는데, 다행히 프로젝트를 다녀온 후에는 조금 달라졌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주 다투다 보니 서로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고, 건강하게 싸울 수 있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많이 다퉜다. 그중에서도 정말 ‘대차게’ 싸워 하마터면 프로젝트 자체를 중단할 수도 있을 뻔했던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전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우리 두 기획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한 번 살펴보자.


지금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당시 두 기획자의 능력표 :)


ROUND_1 : 한국  

 ❝ 일 좀 그만 벌여!!    

   

  본격적으로 우리의 싸움을 소개하기에 앞서 당시 우리가 놓인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면, 우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5월 한 달 동안 120일간 진행될 프로젝트의 기획을 완벽히 마쳐야 했다. 게다가 그 당시 우리는 학기 중이었기 때문에, 학업을 병행하면서 중국과 미국에서 만날 인터뷰 대상자 섭외, 그곳에서 돈을 얼마나 쓸지, 어디서 지낼지 등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초반에는 중국과 미국으로 창업 탐방을 떠날 생각에 들떠 비교적 순조롭게 기획을 진행했다. 하지만 학교 기말고사 기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점점 신경이 곤두서갔는데, 최대한 싸움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긴 했지만 이미 우리 둘의 몸과 마음은 너무 지쳐있었다. 그리고 결국, 6월로 넘어가면서 대망의 첫 싸움이 터지고야 말았다.


  싸움의 발단은 ‘크라우드펀딩’이었다. 우리는 5월 한 달 동안의 기획을 마무리하고, 6월로 넘어가면서 한국 인터뷰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박정석 기획자가 주정은 기획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것은 바로 크라우드펀딩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는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우리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동시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지원받자는 것이었다. 취지 자체는 좋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즉흥적으로 시작한 것부터 마음이 편치 않았던 주정은 기획자는 크라우드펀딩에 또 다른 부담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불편한 마음은 펀딩을 홍보하기 위한 동영상을 제작하는 중에 터져버렸다.

 

  사실 처음에는 동영상의 질이 생각보다 낮아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동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를 의논하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데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해진 우리는 점점 감정적으로 변해갔다. 나중에는, 감정이 너무 격해져 크라우드펀딩 자체에 대한 회의로 이어졌고, 더 나아가 ‘이 프로젝트를 정말 우리 둘만의 힘으로 할 수 있겠나’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결국 우리는 하던 일을 모두 중단하고, 각자 혼자만의 시간을 잠시 보내기로 결정했다.


  결국, 주정은 기획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겠다며 카페로 가버렸고, 박정석 기획자는 홀로 동아리 방에 남아 깊은 고민에 빠져버렸다. 주정은 기획자가 이 프로젝트에서 빠지게 되면 혼자 어떻게, 어디서부터 진행해야 할지 조금 막막하기도 했다. 몇 시간이 흘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개인적으론 그 몇 시간이 며칠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적막을 깨며 주정은 기획자로부터 날아온 카톡이 연달아 울렸다. '카톡, 카톡, 카톡, 카톡!'. 그동안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림으로 그려 찍어 보낸 것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한 시간 정도 화를 식히지 못하다 박정석 기획자에게 아무 연락이 없어 결국 체념해버렸다고 전해주었다. 썬크림 하나를 살 때도 이것저것 알아보느라 한 달이 걸리는 주정은 기획자에겐 어쩌면 그 불안과 두려움이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  


  동아리방으로 돌아온 주정은 기획자를 박정석 기획자는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애써 태연하게 맞이했고, 주정은 기획자 역시 자연스러운 듯 겸연쩍게 들어와 함께 영상 스토리 아이디어 회의에 돌입했다. 회의를 통해 박정석 기획자는 크라우드 펀딩 스토리를, 주정은 기획자는 영상 제작을 담당하기로 일을 분담했다. 둘 다 여기에 힘을 많이 쏟았는데, 박정석 기획자는 며칠 동안 '와디즈' 담당자와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피드백을 받고 수정을 거듭 반복해야 했다. 주정은 기획자 역시 집에서 스탠드와 거울 그리고 카메라로 미니 스튜디오를 어거지로(?) 만들어 영상을 만들었다. 부모님께 소리가 들리지 않으려 방구석에서 쭈그려 않아 녹음을 해야 했다며 한탄 아닌 한탄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오두방정 덕분이었을까. 우리는 크라우드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고, 우리는 다시 본격적으로 희망돌 프로젝트 기획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To be continued...


청춘남녀의 한중미 창업탐방기 :)


http://www.bookk.co.kr/book/view/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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