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감정은 길들여지지 않는다.
매번 같은 상황이라도 익숙해지기는커녕 불안하기만 하다. 거실에 자리를 깔고 자기 시작한 것도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둘러대지만 결국은 불안한 마음 때문이다.
방은 방문이 닫히는 순간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그런 것에 대한 불안함이 생겼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보기에는 문이 없는 탁 트인 거실이 최적의 장소가 되었다.
다행인 건지 반려견을 입양한 타이밍이 내 불안한 마음의 시작점과 비슷한 시기라 내게는 반려견 후추는 든든한 지원군 같다. 반려견이 어린 탓을 하면서 반려견 후추와 같이 거실에서 자기 시작했고 내 가끔씩 밀려오는 불안함을 그 어린 녀석이 토닥여주었으니 늘 고마운 존재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 곁에 슬그머니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나와 눈빛을 마주하고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고 든든하다. 고작 3.7kg쯤 되는 작은 토이푸들의 힘이란 그 이상이다.